[인도 바라나시②]갠지스 강

2018. 4. 29. 13:49해외여행 이야기/인도&중동권 여행

     2018년 4월 26일


    힌두 대학에서 나와 바라나시 여행의 핵심인 '갠지스 강(Ganges)'으로 이동했다.

갠지스는 이 강의 영어 표현이고 이 사람들은 '강가(Ganga)'라고 부르며 '어머니의 강'이란 뜻이란다.

이 강은 히말라야에서 발원하여 인도 동쪽 캘커타 부근에서 바다와 만나는데, 죄를 정화하는 강력한 힘이 있어서 그 물로 목욕하면 죄와 업이 씻겨나가 생사의 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또 죽어서 갠지스강에 재를 뿌리면 그 영혼이 열반에 들 수 있다고 여긴다.


갠지스 강가에 왔을 때 많은 소들이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

오늘도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 햇볕이 따가웠다.


우리는 보트를 빌려 갠지스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바닷바람이 제법 시원했다.


갠지스 강가에는 수많은 계단이 6 km나 이어져 있는데 이를 '가트(Ghat)'라고 한다.

가트에는 힌두사원이 있으며 뒤쪽에는 사람들이 사는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큰 사원이 있다는 한 가트에서 보트를 내려 올라갔다.

앞서 가는 에이젼트 신데씨, 이 친구도 바라나시가 처음이라는데 이 사원을 갈 때 상당히 고무되어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신데씨가 신심깊은 힌두교인임을 눈으로 확인했다.

신데씨 뿐 아니라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조상 대대로 힌두교인이며, 한국에는 무신론자들이 많다고 하면 이 친구들은 어떻게 신을 믿지 않고 살수 있냐며 반문한다.


사원 입구에서 들어가려고 모여있는 사람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든 짐을 맡기고 신발,양말까지 벗고 들어가야 했다.

좀 깨끗하지 않은 거리를 제법 멀리 맨발로 걸어 들어가서 사원 정문 앞에서 외국인은 별도로 여권으로 신고를 해야 했는데 불편했지만 미지의 세계에 들어가는 듯 기대되었다.

드디어 입장해서 종도 쳐보고 신데씨를 비롯한 힌두교인들이 진지하게 공물를 봉헌하고 이마에 틸락(Tilak)을 바르는 모습 등 가장 힌두교적인 의식을 볼 수 있었다.

좀 역겨운 냄새가 났지만, 신비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었고, 단체 외국 여행객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신데씨가 아니면 이런 곳에 올 수 없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사원에서 나와 다시 보트에 올랐다.

강가에서 목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명상 중인지 요가 중인지 웃옷을 벗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람이 보였는데 오른쪽에는 뱀 두 마리가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기울어진 탑


시신을 화장하는 마니카르니카 가트(Manikarnika Ghat), 여러 구의 시신이 소각되고 있었고, 주위에는 시신 소각에 쓰이는 나무더미가 잔뜩 쌓여 있었다.


이들은 이렇게 화장되고 어머니의 강을 통하여 극락세계로 들어간다.


갠지스 강에서 수영을 즐기는 아이들


영혼을 거두는 힌두교 의식인 '뿌자'가 행해지는 다샤스와메드 가트(Dashashwamedh Ghat),

뿌자는 매일 저녁 7시에 행해지는데 많은 힌두교인들과 여행객들이 모여든다.


소란스럽지만 결코 귀에 거슬리지 않는 소음을 느끼며 배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현지인들이 강물에 '디아(Dia)'를 띄우고 무엇인가 기원을 하고 있다.


나와 신데씨도 각각 20루피(320원 정도) 주고 디아를 한 개씩 샀다.

꽃잎이 들어있고 가운데 불을 붙이게 되어 있다.


작은 소망을 담아...

날이 어두워지면 무수한 디아들이 빛나며 강물에 떠다니는 장관을 볼 수 있는데 우리는 비행기 시간 때문에 볼 수 없었다.



드디어 행사장에 불이 밝혀지고 음악 소리가 커지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비행기 시간에 쫓겨 우리는 6시 반에 이 장소를 떠나게 되어 무척 아쉬웠다.

그러나 우리가 예약한 비행기가 마지막 편이기 때문에 여기서 1박을 하지 않은 한 제대로 보기는 힘들었다.

 

보트를 타고 출발했던 지점으로 돌아왔다.

보트에서 내려 헤어지는 순간 보트를 운전했던 이 젊은 친구가 "행복했냐?" 고 묻는다.

물론 행복했다고 웃으며 대답했지만,

아, 이 친구들은 젊어서부터 행복을 머리 속에 두고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스쳤다.


공항가는 길에 아이들이 빼곡히 탄 오토릭샤(뚜껑이 씌워진 삼륜 오토바이로 인도의 서민택시로 보면 된다.)가 보였다.


[갠지스강 보트 투어]


[다샤스와메드 가트 주위 풍경]


7시에 보트에서 내려 8시경 바라나시 공항에서 9시 10분 델리발 비행기를 타기로 했던 우리 일행에게 공항까지 가는 길은 말 그대로 고행길이었다.

그야말로 밤 시간대의 바라나시 시내는 교통지옥이었다.

결국 1시간 거리를 2시간 반 걸려 공항에 도착했고 우리는 기적적으로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운전 기사의 목숨을 건 카레이싱, 비행기의 1시간 발 지연 출발, 막 퇴근하려 걸어 나오는 발권 카운터 여직원을 붙잡고 사정한 일 등등.

하나라도 어긋났으면 그리고 1분이라도 늦었으면 우리는 꼼짝없이 바라나시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업체 방문 약속을 그르칠 수 밖에 없었는데, 내가 갠지스강에 '디아'를 띄워 기적이 일어났다고 말하자 모두 웃었다.


갠지스강의 일출 광경과 일몰 후 뿌자 의식 등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숙박을 해야만하지만, 우리는 일정상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시인 류시화는 이곳 바나라시를 25년 동안 매년 와보고서야 가슴으로 느꼈다는데 나는 단 하루에 뭘 느꼈겠는가?

그러나 그토록 가보길 원했던 인도에서 가장 성스러운 힌두교의 성지를 결국 가보았다는 뿌듯함은 가슴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