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24. 13:41ㆍ일상 이야기/고향 이야기
2017년 10월 23일
갑자기 부모님이 보고 싶어졌다.
어제 월요일 아침에...
와이프에게 고향집으로 퇴근해서 자고 화요일 아침에 바로 회사 출근하겠다고 얘기하고 나왔다.
와이프는 속옷이며 세면도구, 그리고 일전 대만여행에서 사 온 것 몇 가지를 챙겨 주었다.
추석 명절 후에 아버지께선 열흘이나 앓으셨단다.
다행히 며칠 전에 영양제를 맞으시고 좀 회복하셨지만, 전보다 많이 기운이 없어 하셨다.
기력 회복하시라고 좋아하시는 장어집을 모시고 갔다.
좋아하시지만,내가 아니면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장어집을 찾으신다는 것은 언감생심.
어머니는 올 초부터 턱관절 통증 때문에 이 장어조차 제대로 못 드셨다.
지니고 계신 병환의 종류가 한두가지가 아닌데...
지난 7월 개통해 드린 어머니 스마트폰을 넘겨보다 어머니께서 연습삼아 써서 당신 방에 보내신 글을 훔쳐보게 되었는데...
"내 인생이 허무하다."
"밤은 길고 잠은 안 오고"
"젊어서 고생하고 이제 늙으니 아무 희망이 없다."
"하루하루 인생길이 멀기만 하구나."
"어쩌나! 인생이란 허무한 것인가?"
"몸이 자꾸 아파 걱정이다."
"기다림 속에 또 하루가 지나갔구나."
순간 가슴이 먹먹해 왔다.
어머니께선 하루 종일 무엇을 기다리셨을까? 자식들 방문,전화...
너무 오랫동안 아프셔서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살았던 못된 자식...
어떻게 해 드릴 방법이 없는 무능한 자식...
회사에 도착해서 어머니께 카톡을 드렸다.
"어머니,회사 잘 도착했습니다.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내세요."
그리고 3시간 뒤 어머니 답신을 받았다.
"병원에 갔다 와보니 문자가 와서 잘 갔구나 했어."
어머니는 오늘도 병원으로 출근을 하셨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