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여행①]슈리성

2014. 12. 24. 17:08해외여행 이야기/일본 여행

    2014년 12월 19일

 

   주말을 이용하여 와이프와 2박3일 일본 남쪽섬 오키나와를 여행했다.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 큐슈 남단에서 남쪽으로 685km 떨어져 있으며 160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구는 140여만명으로 제주도 인구의 두배가 좀 넘고, 면적은 49㎢로 제주도의 1.2배 정도이다.

본섬의 길이는 100km가 넘지만 폭은 넓은 곳이 26 km 정도로 남북으로 아주 길다란 모양으로 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17세기까지 '류큐왕국'으로 독립된 국가의 형태를 유지하였으나 그 이후 일본에 정복 편입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때 일본에서 유일하게 미국과의 지상전이 치뤄졌던 곳으로 치열한 전투로 수많은 희생자와 건물의 90%가 파괴되는 막대한 피해가 있었으며 그 당시 끌려간 만명이 넘는 우리 선조들의 원혼이 아직도 이 땅에 머물러 있는 우리에게는 슬픈 역사의 땅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은 3일동안 렌트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첫날은 오후 3시쯤에나 렌트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멀리는 가지 못하고 나하시내에 있는 '슈리성(首里城)' 에만 들렸다.

 

인천공항에서 오키나와 나하공항까지는 2시간 정도 걸렸다. 요즘 겨울 기온은 섭씨 20도 정도로 한국 가을 정도의 기온을 보인다.

 

공항에 도착하니 예약한 렌트카회사 '니폰 렌트카' 에서 여직원이 마중을 나와 있었고, 이들이 준비한 버스로 15분정도 떨어져 있는 렌트카 회사로 이동했다.

 

렌트카 회사 옆에 있는 신기한 건물, 식당이다. 

물론 하부는 실제 나무가 아닌 인공 구조물.

 

드디어 렌트카를 받았다. 혼다의 소형차 피트(Fit)다.

사고가 났을 때는 어디로 연락하고, 반납은 어떻게 하고 등등, 기본적인 설명을 듣고 차에 올랐다.

아직은 긴장되는 순간, 운전대와 도로 방향이 반대이므로 적응하는데 몇 시간 걸릴 것.

완전 초보란 자세로 조심히 운전해야지...

다행히 내비게이션에 한국어 멘트 이용이 가능했다. 

 

슈리성 입구를 순간적으로 지나쳤지만, 정신을 차리고  골목으로 한바퀴 돈 다음, 주차장이 보이길래 무조건 들어갔더니 무인 주차장이었다. 차 하부에 있는 장치를 뒷바퀴가 타고 넘어가면 시간이 카운트되기 시작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었다. 

아무튼 무사히 파킹하고 안도의 웃음 ~~^^

 

주차장에서 나올 때 나를 무척 당황하게 했던 주차 요금 정산기계,  주차위치 번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처음에 차 번호를 입력하니 계속 '인식불가' 메시지가 떴다.

 

슈리성(首里城) 입구 표지판

 

슈리성 정문인 '슈레이몽' , 1879년 류큐왕조가 일본에 멸망하기 전 450년 동안 역대 국왕의 거성이었다.

1945년 태평양 전쟁 때 대부분 파괴되었는데 1992년 복원되어 다시 태어났다. 해상왕국 류큐왕조의 장대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즈이센몽과 성곽

 

코우후쿠몽(廣福門), 정전(正殿)으로 들어가기 위한 문, 이 앞에서 입장권을 사서 들어간다.

 

아이고, 이것을 보고 싶었는데... 도착하니 막 끝나가는 중이었다. 하루에 세번 무료로 류큐 궁중무용이 공연된다.

 

드디어 정전(正殿), 국왕이 거쳐했던 곳이다. 중국의 영향을 받아 독자적인 문화를 구축한 류큐문화의 결정체라고 할수 있다.

오른쪽에 있는 남전(南殿)에서 신발을 벗어 신발주머니에 넣고 입장하여 내부를 관람할 수 있었다. 내부는 촬영금지

 

그 당시의 왕궁에서 왕이 문무백관과 조회중인 모습을 재현해 놓은 축소모형

 

옥좌앞에서 정여사님 한 컷... 옥좌에 좀 앉혀드릴려고 했는데 막아놓았네.

 

로와지르나하호텔 체크인, 어느 틈에 와이프가 찍었네~~

 

슈리성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날은 저물고 비까지 내리기 시작해서 운전하는데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었다.

거기다 나하시내에서 가장 복잡한 거리를 지나야 했다.

 

호텔로비에 있는 장식품, 사자모형은 '시사'라고 하는데 한국의 부적과 같은 액막이 용도이며 가정이나 상가에 전시한다.

 

방에 짐을 대강 푼 다음, 바로 저녁을 먹기 위해 시내로 나왔다. 

호텔 직원에게 부탁해 택시를 불러 탄 다음, 택시 기사에게 라이브로 전통 음악이 연주되는 식당을 안내할 수 있는가를 물었다.

오기 전 오키나와 안내 책자에서 그런 식당이 있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어 혹시 하고 물어 보았는데 다행히 기사가 '국제거리'에 있는 조그마한 식당으로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생선회와 오키나와 소바(국수)를 주문했는데 음식맛을 별로였다.

보통 일본 소바는 메밀을 재료로 하는데, 이 곳 오키나와 소바는 밀가루로 만든단다.

그런데 미각이 둔한 나에게는 그냥 갈비탕 육수에 말은 칼국수...

 

맥주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오리온맥주'를 시켰다.

그 사이 오키나와 전통복장을 한 남녀 한 쌍의 악사가 등장하여 이곳 전통음악 연주와 노래로 흥을 돋우었다.

 

남자는 이곳 전통악기인 삼신(三線, 아마도 선이 세개라 그렇게 부르는가 보다.)을 연주하고 여자는 북을 쳤다.

우리 옆의 큰 테이블에 젊은 손님들이 많이 있었는데, 노래의 후렴구를 따라 부르게 하고, 손뼉치며 율동도 따라하게 하는 등, 동참을 유도하였다.

 

모두 일어나 식당 내부를 돌며 춤을 추는 시간도 있었다.  덩실덩실~  정말 흥겨운 분위기였다.

 

 

어하~ 둥둥, 좋을씨고 ~ 이거 오키나와춤이 아니고 아리랑이 되어 버렸네.

아무려면 어때, 오늘 저녁 신나게 놀아보자구 ^^

 

어디에서 왔는지 묻기에 한국에서 왔으며 마침 오늘이 와이프의 54번째 생일이라고 소개하였더니 이들 뿐만 아니라 모든 손님들이 크게 축하해 주었다.  또한 무대에서 나는 목걸이를 하고 이곳 전통악기인 삼신(三線)을 들게 하고 와이프에게는 전통 모자를 씌워 주며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와이프는 정말 생일 잔치 한 번 크게 했다고 좋아했다.

 

 여행 첫날, 오후에 도착하여 짧은 시간이지만, 알뜰하게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운전 기사를 통해 찾아간 식당에서의 즐거웠던 시간, 마침 생일이었던 와이프에게 큰 선물을 한 것 같아 흐믓했다.

그리고 전통 음악을 통하여 이렇게 남녀노소 격의없이 어울릴 수 있는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오키나와의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