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헌법 이야기

2021. 7. 27. 15:04일상 이야기/책 이야기

     2021년 7월 26일

 

     서명 : 헌법 이야기 , 저자 : 김영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며,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입안의 주인공인 김영란 교수가 쓴 책이다.

  영국의 대헌장,프랑스의 인권선언,미국의 독립선언,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이 어떤 배경과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그리고 우리나라 헌법의 성립과정을 알기 쉽게 문답식 그리고 삽화를 통해 설명한 책이다.

 

   프롤로그에서는 민주주의를 발명한 그리스 이야기를 다룬다. 자유의 개념이 지금과는 사뭇 달랐겠지만, 2,400년 전 소크라테스 재판에서의 논쟁, 배심원 제도 그리고 시민 교육을 위한 연극 공연이 행해졌다는 사실은 일천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선진 문명을 가진 다른 별나라 이야기 같다.

 

   그렇게 보면 1215년 왕권에 맞서 '대헌장(마그나카르타)'를 이끌어 낸 영국도 대단한 나라다. 대헌장의 뿌리는 1100년 헨리1세가 서약한 '자유헌장' 이다. 이때가 우리나라는 고려시대. 영국은 1628년 '권리청원',1688년 '명예혁명' 그리고 1689년 '권리장전'을 제정한 후 입헌군주국으로 바뀌었다. 자유에 대한 역사가 이렇게 깊으니 코로나 창궐에도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마스크 착용 등 제한 조치가 잘 안 먹히는가 보다.

 

   프랑스가 절대 왕권으로부터 자유를 얻는 과정은 피의 역사였다. 절대 부패한 왕실과 귀족들에 저항하는 시민들에 의해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이 함락되고 8월 26일 의회에서 봉건제를 폐지하는 '인권선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단두대에서 처형되거나 살해되었다.

 

   미국 독립의 역사는 식민지 수탈을 꾀하는 영국 본국에 대한 투쟁의 역사다. 이주 초기부터 식민지로 있는 동안 민주적이고 자치적인 운영으로 경험을 축적해 왔기 때문에 영국을 이기고 독립을 쟁취한 뒤 비교적 쉽게 헌법을 제정하여 국가의 형태를 만들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남북전쟁이란 불행을 겪기도 했다.  1787년 제정된 헌법은 2년 뒤 프랑스 인권선언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우리나라 헌법에 많은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 말기인 1919년 제정된 바이마르 헌법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이고 현대적인 헌법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약점을 이용하여 히틀러가 절대 권력자로 등장하여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일으켰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챕터에는 해방 후 좌우익의 극심한 혼란 상황에서 1947년 6월 군정법령에 의해 법전기초위원회가 만들어져 기초법전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하여 1948년 7월 17일 국회에서 정식으로 공포한 과정에 설명되어 있다.

   제 10호 헌법인 1987년 개정된 현재의 헌법이 1987년 6월 항쟁을 거쳐 탄생되었다. 6.29 선언을 통해 7월 31일부터 헌법 개정작업에 돌입하여 8월 31일 국회의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거쳐 10월 12일 국회 본회의 통과,10월 27일 국민투표,10월 29일 공포되었으니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개헌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 당시 상황에는 어울리는 헌법이었으나 30년이 지난 현 상황을 반영하기에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개헌 이야기가 가끔 나오고는 있으나 각 정파나 각 정치인의 유불리에 따라 입장이 나뉘고 있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은 개헌 등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한 선택권이 시민들에게 주어졌을 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시민이 교양을 쌓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씌여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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