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산림욕장길

2021. 3. 18. 08:50국내여행 이야기/행복한 걷기여행

     2021년 3월 17일

 

    '행복한 걷기여행' 다섯 번째, 서울대공원 산림욕장길을 택했다.

오후 2시 15분에 경마공원 환승주차장에 도착했다. 여행책에는 대공원역이 출발지로 되어 있으나 주차하기 쉬운 경마공원에서 출발했다. 바로 옆이기 때문에 전체 보행거리는 비슷할 것 같다.

 

여행책에는 대공원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동물원으로 입장하여 캥거루관을 지나 산림욕장길로 빠지게 되어 있으나 나중에 이것이 오류란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책에서 제시한  코스 전체 길이가 10.8km인데, 그중 산림욕장 입구에서 출구까지의 둘레길이 7km이다.

 

대공원에 이렇게 너른 저수지가 있을 줄이야. 재작년 손주 데리고 가족이 왔을 때 역시 코끼리 열차로 쌩 지나갔으니 저수지 기억이 없다. 이렇게 털레털레 걸으니 많은 것이 보인다. 보통 대공원 이용자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코끼리 열차를 이용하여 매표소까지 이동한다.

 

오후 2시 55분, 대공원 매표소에 도착했다. 경마공원 주차장에서 40분 정도 걸렸다.

표를 사서 동물원으로 입장했다.

 

손주 안고 사진 찍었던 기린 우리

갑자기 명나라 환관 '정화' 생각이 났다. 15세기 초 저 키큰 동물을 아프리카에서 처음 데리고 왔을 때 그것을 본 명나라 백성들 표정은 어떠했을까?

 

지구 상에 코끼리 다음으로 크다는 코뿔소

동물들을 구경하며 한참을 걸어 올라가도 산림욕장으로 빠지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오른쪽에 닫힌 문이 있고 안내문이 붙어 있어 자세히 보니 작년 12월부터 문을 폐쇄했단다. 산림욕장을 가려면 동물원으로 들어오지 않고 밖으로 우회해야 했다. 여행책이 나온 지 몇 년 되었으니 이러한 최신 정보는 당연히 반영되지 않았겠지.

여기서 또 갈등, 30분이나 걸어 올라왔는데 그냥 동물원 내에서 목표한 비슷한 거리나 걷고 나갈까? 

 

유혹을 단호히 물리치고 동물원 출구로 걸어 내려와 오른쪽 도로로 접어들었다. 동물원 안에서 50분이나 지체한 셈.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가니 산림욕장길 입구가 보였다.

 

입구부터 계단? 대공원을 감싸는 평지에 가까운 둘레길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만의 상상이었다.

서울대공원 산림욕장길은 청계산 자락에 만들어진 7km의 숲 속 산길이었다.

 

평지에서 아스팔트나 보도블록길을 걸을 때는 발바닥이 조금 아팠는데 흙이나 야자매트,나무계단으로 된 산길에 올라오니 덜 했다.

 

좀 험한길.  평지라고 생각해서 등산스틱을 차에 두고 온 것이 살짝 후회되었다.

 

'선녀못이 있는 숲'에 도착. 큰 지게 등 소품이 있었다.  혹시 선녀가 나타날까 둘러보았다.

여기서 좀 쉬면서 와이프가 싸준 방울토마토를 꺼내 먹었다.

 

 

이런 휴식 공간이 여럿 있었다. 크고 작은 휴식 공간이 대략 500m 간격으로 있는 듯했다.

 

골짜기를 건너는 곳에는 나무다리가 있다.

 

양서류 서식지

 

제법 잎이 푸른 나무들을 만났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산야가 푸르름을 더할 것이다.

상쾌한 새들의 지저귐, 끊임없이 바람이 나무 잎새에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걷자니,

이 길을 만든 사람들,야자매트를 깔고 휴게 데크와 벤치,나무 계단을 만들고, 돌다리를 놓아 내가 이렇게 편하게 산길을 걸을 수 있게 해 준 이름 모를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생겨났다.

 

오후 5시 5분, 입구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저 멀리 내가 지나온 저수지가 아득하게 보였다. 안내판을 보니 왼쪽이 관악산이고 오른쪽이 우면산이란다. 청명한 날에는 63 빌딩까지 보인다는데 오늘은 황사 탓에 볼 수 없었다.

앉아서 삶은 계란을 까먹고 좀 쉬었다. 여기부터는 이제 출구로 향하는 길이다.

 

약수터, 대부분의 산림욕장 약수는 오염되었거나 수질관리가 안 되어 먹을 수가 없는데 이 물은 먹을 수가 있단다.

 

거의 해가 관악산을 넘어갈 즈음에 소나무 숲길에 도착했다.

 

오후 6시 25분, 드디어 산림욕장길 출구에 도착했다. 

무거워진 발로 어두워지는 길을 타박타박 걸어 경마공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7시 5분.  동물원에서 허비한 시간까지 합하니 오늘 5시간 가까이 걸은 셈이고, 대략 15km쯤 되는 것 같다. 스마트폰의 만보기에는 25,500보를 걸었다고 신기록 메시지가 떴다.

 

오후 8시, 집에 도착하니 와이프는 내가 좋아하는 쪽갈비를 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무리했다는 와이프의 심한 쿠사리를 안주삼아 복분자 한 잔 하니 잠이 슬슬 몰려왔다.

무릎 관절이 뻐근한 것 보니 오늘 좀 무리한 것 같기도 하다.

'국내여행 이야기 > 행복한 걷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성]태행산  (0) 2021.03.25
응봉근린공원 이어걷기  (0) 2021.03.22
수리산 임도(林道)  (0) 2021.03.17
백제초기적석총과 몽촌토성 그리고 풍납토성  (0) 2021.03.08
[화성]건달산  (0) 2021.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