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여행③]남해 독일마을

2020. 1. 31. 21:08국내여행 이야기/영남권 여행

   2020년 1월 28일

 

   독일마을,여기도 말로만 듣던 슬로우 시티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펜션에서 아침 9시부터 아침을 준다니 늦잠을 잘 수 밖에...

8시에 일어나 객실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2층 카페로 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오늘은 특별한 계획이 없다. 하긴 이번 여행 자체가 훌쩍 바람 쐬듯 떠나온 무계획한 여행이다.

애들 어렸을 때 캠핑하러 왔던 상주해수욕장, 몇 년 전 와이프와 회사 야유회로 왔던 금산 보리암 그리고 다랑이 마을이 바로 가까이에 있어 가볼까 하다가 그냥 여기 독일마을에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다 올라가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바다 쪽으로 난 창문으로 밖을 내다 보았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잔뜩 흐려 있었다.

 

발코니로 나갔다.

여기는 우리나가가 경제적으로 지독히 곤궁했던 1960년대 외화벌이를 위하여 광부,간호사로 독일에 파견되어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한 교포들이 귀국 후 모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삶의 터전을 제공해 주고,독일의 이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하여 2001년부터 조성된 곳이다.

독일마을은 독일 교포들이 직접 독일에서 건축 자재를 들여와 전통적인 독일방식의 주택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주위 풍경을 몇 컷 찍었다.

 

이국적인 풍경

 

식사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게 나왔다.

카페에는 우리 외에 젊은 부부 한 쌍 그리고 딸을 동반한 듯한 노부부가 있었다. 

 

식탁 위의 장식물

 

식사 후 커피를 마시는 사이 이곳 여주인이 자청해서 찍어준 사진

이야기를 나눠 보니 어머니께서 파독 간호부이셨는데 현재 우리가 묵은 펜션 아랫집에 모시고 산다고 했다.

 

식사를 마치고 객실에 올라오니 날이 개어 남쪽으로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발코니에 앉아 잠시 시간을 보냈다.

 

짐을 꾸려 내려와 체크아웃을 하고 펜션을 나왔다.

 

우리가 묵은 하이디 펜션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와이프가 펜션에 무척 만족해 했다.

내부 자재나 설비도 고급이었고 깔끔하게 관리도 잘 되어 있었다.

다시 한 번 와 보고 싶은 펜션이다.

 

"독일마을, 독일 아리랑이 되어.....

너무나 가난했던 1960-1970년도 우리나라!

가족부양을 위해 머나먼 독일로

파독 광부와 간호사로 떠났던 젊은이들..

조국의 경제발전에 초석이 된 당신들의 땀과 눈물은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라는 글과 함께 이곳 정착 1세대인 파독 광부 14명과 파독 간호사 31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영화 '국제시장' 생각이 났다.

 

도이치플란츠(독일광장)에 왔다.

주차장이 크게 잘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주말에는 관광객이 많은 모양이다.

 

전망대에 올라가니 독일마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텅 빈 광장에서

요즘에도 주말에는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맥주통을 실은 마차

물론 모형이다.

 

남해파독전시관이 있어 들어가 보려 했으나 휴관이라 아쉬웠다.

 

파독 광부,간호사 추모공원

잠시 이들의 영혼을 위해 묵상을 하고...

 

독일광장을 나와 맞은편에 있는 '원예 예술촌'으로 갔다.

여기는 5,000원의 입장료를 받았다.

 

다섯 개의 대형 양초와

 

배우 박원숙씨가 운영한다는 카페, '커피&스토리'

들어가 볼까 했는데 와이프가 아침에 커피를 두 잔이나 마셨다고 사양했다.

 

Ladies Garden

 

레이디 가든을 나서며 포즈

 

소품 판매점인데 역시 문이 닫혀져 있었다.

설 연휴가 끝난 평일에 관광지에 오니 한가하고 조용해서 좋았다.

 

예술촌에서 나와 집에 가려고 내려오다 하늘을 보니 어느새 활짝 개었다.

우리가 묵었던 펜션을 지나다 갑자기 "스톱 !" 을 외치고 길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시 펜션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그리고 꾸렸던 짐을 들춰 썬글라스를 찾아 끼고 개폼을 잡았다.

이 날 날씨가 화창했던 것은 이 순간 뿐, 다시 날씨는 흐려지기 시작했다.

 

다시 차를 타고 조금 더 내려오다가 와이프는 어제 저녁을 먹은 식당에서 독일맥주와 소세지를 좀 샀다.

 

독일마을을 벗어나 길가에 있는 '은성꼬막' 이란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꼬막한상'이란 메뉴를 주문했는데 멸치 쌈도 나와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에 출발했다.

와이프는 고속도로 사천ic 진입하기 전에 취침에 돌입하셔서 오산에서 고속도로 빠져 나올 때가지 휴게소에서 잠깐 눈 뜬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주무셨다. 걸린 시간 4시간 반 중에 거의 4시간을 주무신 셈.

집에선 잘 못 주무시는데 여행 만 가면 호텔에서든 오가는 차 안에서든 제대로 주무시니 실로 여행 체질이라고 하겠다.

집에 도착해 나는 좀 피곤했는데 와이프는 미안해 하면서도 컨디션이 좋은지 룰루랄라였다.

어쨌든 명절 증후군없이 이번 설도 잘 때운 것 같아 다행이다. 

저녁 메뉴는 내가 좋아하는 청국장 찌개였다.

 

독일마을에서 사온 아잉거 맥주와 와인과 소세지

다음 주말 며느리 생일에 애들과 같이 먹을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