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여행]이가리닻전망대/강구항/호미곶/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

2021. 9. 12. 17:29국내여행 이야기/영남권 여행

    2021년 9월 11일 ~ 12일


   주말을 이용하여 와이프와 1박 2일 포항 여행을 했다.
전에 딸내미까지 세 식구가 포항을 다녀왔는데 블로그를 뒤져보니 벌써 5년 반 전의 일이다. 요즘은 어떤 일이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언제였나 따져보면 보통 3년, 5년 아니면 그 이전 일임을 알게 되어 세월 참 빠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원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전 7시 35분 ITX 열차를 타고 대전역에서 KTX 열차로 환승하여 10시 40분에 포항역에 내렸다.
전화로 계약한 K5 렌터카를 받고 먼저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아침을 먹지못한 와이프가 배고프다고 성화였다.

 

여행 계획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힘든 것은 역시 먹을 것을 정하는 일이다. 우선 첫날 저녁은 강구항에 가서 영덕 대게를 먹고 다음 날 점심에 물회를 먹기로 정했다. 

급히 맛집 블로거 노병님의 블로그를 뒤져 '우미조개전골'을 찾아갔으나 문이 닫혀 있었다. 다음 날도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폐업 직전인 듯하다. 우리는 다른 식당을 찾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전에 와서 물회를 맛있게 먹은 '마라도 회식당' 으로 가기로 의견 일치를 보았다. 

이 식당 최고 메뉴인 '최강달인물회(24,000원)'와 '회덮밥(16,000원)'을 주문했다. 오전 11시 반경으로 조금 이른 시간인데도 2층까지 코로나 때문에 한 테이블씩 비운 나머지 테이블이 거의 차 있었다. 5년 전에는 바닥 좌식이었는데 요즘 추세대로 의자로 다 바뀌었다.

 

'최강달인물회'에는 해삼, 멍게, 전복, 소라 등이 들어가는데 이 집 특허라는 빨간 육수가 따로 나온다. 특허라고 등록번호까지 공개되어 있으니 맛에 신뢰가 간다. 벽에 "먼저 숟가락으로 눌러주듯이 빨갛게 될 때까지 비빈 후 육수 2~3 국자를 넣는다."라고 맛있게 먹는 법을 설명하는 글이 붙어 있어 따라서 해 보았다.

정 여사님이 정말 맛있게 드셨다.

 

식사를 마치고 스마트폰으로 'ARRANGEMENT' 라는 카페를 검색하여 커피를 마시러 갔다. 저녁은 포항 도심에서 북쪽으로 40km 정도 떨어진 강구항에서 하기로 했기 때문에 가는 도중에 있는 카페를 골랐다. 날씨가 맑아 좋았으나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 그늘을 벗어나면 무더웠다.

 

푸른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었다. 사람들이 대부분 실내보다 밖에 있는 테이블에 나와 있었다.

 

젊은 아가씨에게 부탁해 찍은 사진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근처에 있는 '이가리닻 전망대'로 이동했다. 오늘 아침 오면서 열차 안에 비치된 잡지에 '포항 추천 여행지'로 소개된 것을 보고 와보고 싶어진 곳이다.

해양관광도시 포항의 특색을 살리게 위해 닻을 형상화한 전망대(길이 100m,높이 10m)다. 근처 솔밭과 해변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듯하다.

 

전망대 아랫쪽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많은 가족들이 바다에서 고둥, 게 등을 잡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우리 여사님도 신발을 벗어던지고 물에 들어가셨다.

 

반대쪽에서 찍은 사진

하늘과 바다가 이렇게 푸르니 이번 여행에서 찍어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보니 대부분 푸른빛이다.

 

출구가 있는 전망대로 다시 올라서면서

 

전망대에서 20km 정도 떨어진 영덕군 강구항으로 올라왔다. 

여기가 영덕 대게의 본산이다.

저녁 먹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라 대게 시장 옆에 있는 '해파랑 공원' 에서 시간을 좀 보냈다.

 

수많은 비둘기들로 이루어진 조형물

 

여보, 오늘 진짜 큰 게 잡았다. 그치?

 

어디나 어시장은 생동감이 넘친다.

 

저녁 때가 되어서 식당 한 군데를 골라 들어갔다. 이곳 식당들의 호객행위는 정말 부담스럽다. 대게 두 마리를 골라 15만 원에 흥정하고 자리에 앉았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는 아무도 없어 우리가 첫 손님인가 했는데 이내 테이블이 찼다.

 

나는 이곳에 두 번 왔었지만 와이프는 처음이다. 5년 전에는 구룡포항에서 대게를 먹었는데 요즘은 구룡포항도 이 강구항 못지않게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와이프를 영덕대게의 본산에 한 번 모시고 오고 싶었다.

그런데 요즘은 대게철이 아니라 이곳 대게는 전부 러시아산이란다.

 

게딱지에 나온 비빔밥과 홍게라면은 배가 불러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싸 가지고 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나...

 

나오면서 우리가 들어갔던 식당 사진을 찍었다. 돌아오면서 보니 다른 식당들은 손님들이 많지 않았다.

우리가 우연히도 맛집을 들어갔었나 보다.

 

영일만대 해수욕장 옆에 있는 예약한 '갤럭시 호텔'에 도착하니 밤 8시가 되었다. 이틀 전에 여행을 결정하고 늦게 예약하여 호텔을 고를 수가 없었는데 다행히 와이프가 마음에 들어 했다. 그러나 이것은 객실만 보고 내린 잘못된 판단임을 하룻밤을 지내며 알게 되었다.

9층인 객실에서 내려다보니 바로 해변이고 사람들이 보이길래 우리도 내려가 마트에서 맥주를 사들고 해변 쪽으로 갔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해변은 폐쇄되어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이 해변으로 들어가 있었다. 우리까지 그럴 수는 없어 인도에 설치된 벤치에서 앉아 맥주를 마시다가 10시쯤 숙소로 들어왔다.

 

객실에 올라와 내려다 보니 출입 폐쇄된 해변에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해변 길 건너에 식당과 말로만 듣던 '포차' 같은 젊은이들이 찾는 술집들이 많던데 여기에 있던 젊은이들이 식당이 문을 닫으니 다 해변으로 쏟아져 내려왔나 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성과 폭죽 소리는 더 심해져 새벽까지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다. 젊음의 열기는 정부 방침도 어쩔 수 없는 듯...

결국 이번에도 호텔 선택에 실패한 셈이다.

 

어쨌든 아침 8시에 어제 주문한 조식이 룸서비스로 들어와 객실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1인 5,500원이었는데 식빵과 호박죽,토마토,요거트,커피로 구성되어 그런대로 가성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몫을 다 먹었지만, 와이프는 호박죽만 조금 들었다.

 

오전 10시에 호텔을 나서 호미곶에 도착했다.

지난번에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일출을 보고 싶었는데 호텔에서 40분 거리나 되고 어제 해변의 소란스러움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에 포기했다.

오늘도 날씨는 좋았으나 기온이 높아 더웠다.

 

상생의 손, 오른손인데 육지에 왼손이 있다.

 

전망대 쪽으로 왔다.

 

대왕문어와

 

떠나기 전에 셀카

 

점심식사를 위하여 스마트폰으로 검색하여 구룡포에 있는 '할매식당'을 찾아갔다.

우리 둘 다 회 종류가 아닌 일반 백반을 먹고 싶었다. 

가 보니 소문난 맛집이었다. 테이블이 여덟 개 정도로 큰 식당은 아니었으나 손님들이 가득 차 있었고 더 오는 손님은 밖에서 기다리거나 돌아가야 했다. 근처에서 여배우 공효진이 영화 촬영할 때 들렀다고 알려져 있다.

 

갈치찌개(1인분 12,000원) 2인분을 시켰는데 큰 쟁반에 나왔다. 갈치는 큰 것이 아니었는데 찌개국물이 맛있었다.

마라도 회식당의 물회 육수처럼 여기도 국물 만드는데 독특한 비법이 있는 모양이다.

"정말, 잘 먹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스마트폰으로 근처 카페를 검색했다. 구룡포항에 이름난 카페들이 좀 있는 듯한데 너무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5km정도 감포 쪽으로 내려간 곳에 있는 'FORETMER' 이란 카페를 찾아갔다.

길 건너로 동해바다가 바로 보이는 아담하고 조용한 카페였다.

 

열차 출발 시각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 있어 포항 시내로 들어와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에 들렀다.

이곳은 "연오랑 세오녀가 동해 해변에 살다가 신라 제8대 아달라왕 4년(157)에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자 신라에는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 그 후 세오녀가 짠 비단으로 제사를 정성껏 지내니 다시 빛을 회복하게 되었다."라는 삼국유사의 설화를 근거로 만들어진 테미파크이다.

 

전망 쉼터

 

일월대, 올라앉으니 바닷바람이 무척 시원했다.

 

공원을 나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오후 5시에 차를 반납하고 5시 29분 출발하는 KTX열차에 올라탔다. 동대구역에서 ITX열차로 환승했는데 내려갈 때 보다 1시간 정도 더 걸려 수원역에 9시 17분에 도착했다.

주말이고 임박해서 열차표 예매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4시간이나 걸리다 보니 좀 힘들었다.

 

"여름철 사람이 많이 몰리는 바닷가 호텔은 피할 것"  다음 여행시 참고해야할 사항이다.

동해의 파란 바다와 파란 하늘을 실컷 본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