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가족여행④]리마인드 웨딩사진 촬영

2016. 6. 14. 18:32국내여행 이야기/호남&제주권 여행

     2016년 6월 11일 오후


    휴애리 공원에서 나와 제주 시내로 들어와 뷰티샵 근처 카페에서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했다.

촬영 중간에 배가 고프면 간식으로 보충하기로 했다.

예약된 오후 1시반에 뷰티샵에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머리 깎으러 미장원에는 간 적은 있지만 이런데 들어온건 처음이지 싶었다.


아름다운 신부가 되어가는 마님


나도 하란다.

가운을 입고 거울앞에 앉아 얼굴에 뭔가를 바르고 머리카락 뻣뻣하게 스프레이도 뿌렸다.

시간이 길어 잠이 왔다.


나는 30여분 걸린 것 같은데 와이프는 1시간 반 가량이나 걸렸다.

얼마나 예뻐지려고 그러나...


내 모습이 신기한지 애들이 옆에 와서 자꾸 셔터를 누른다.


이것은 뽀샵이 좀 된 사진같다.


애들도 화장을 다시 했네.

어느새 드레스도 입고...


커텐이 젖혀지며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마님이 나타나는 순간, 바로 앞에서 기다리던 우리 네사람은 눈이 부셔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

내가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과 30년을 살았던가?

과연 오늘의 주인공이시다.


다른 드레스로 갈아 입었는데, 모두의 의견일치로 오늘 이 드레스가 채택되었다.

먼저 입어 보았던 드레스보다 어깨 노출이 심하지 않고,

조금 덜 화려하지만,

여보, 여신같은 분위기여 ...


뷰티샵을 나서면서 애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오늘 우리의 변신은 무죄겠지?


절물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애들이 예약한 스냅사진 작가를 만났다.

턱수염을 조금 기른 착하고 성실하게 보이는 젊은이였다.


나는 작가가 가지고 온 보타이와 멜빵을 걸치고,


마님은 분홍색 부케를 드셨다. 


드디어 작가의 지시에 따라 촬영은 시작되었고,

이 때는 2시간반에 걸친 작업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느끼기 전이었다.


작가가 찍은 사진은 한달반 뒤에나 받아 볼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올린 사진들은 모두 아이들이 찍은 것.

뒷쪽으로 다른 커플이 사진찍는게 보인다. 작가가 찍은 사진에는 안 나타나겠지...


우리가 작가와 촬영을 하는 사이 아이들은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숲속의 아름다운 세 요정,

쭉쭉 뻗은 삼나무 배경이 멋지다.


공주님


애들도 신났네.

우리 찍는 건 아예 보지도 않았나 보네...


촬영 중간에 마님이 보타이 색상이 마음에 안 든다고 붉은 것으로 바꾸셨다.

나 많이 컸다. 이래도 가만히 있고...

아니 벌써 지친표정 ?


걸어가는 포즈라나... ㅋㅋ

잘 따라하고 있었네.


숲속에서의 마지막 사진이다. 

이 숲에는 우리 일행 외에도 서너 커플이 웨딩 촬영을 하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전부 신혼 커플로 보였다.


다음 촬영 장소인 함덕 해수욕장으로 옮겼다.

애들이 이렇게 신부를 뒷좌석에 태우는 장면을 연출하란다.

역시 오늘의 주인공은 마님일세...


함덕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이 때 쯤 이미 많이 지쳐있는 단계,

참 모델이란 직업이 쉬운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해변에도 여러 커플이 웨딩 사진을 찍고 있었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지 빨리 끝나겠지...


조금씩 민망한 포즈


면사포 속에서...

붙어 있자니 좀 더웠다.


이 사진은 맘에 드네.

 

작가가 가지고 온 소품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우리집 여자들까리


드디어 2시간반에 걸친 촬영이 모두 끝났다.

마님이 짜증부리지 않고 참아주어 대견스럽다고 얘기한 듯하다.

사실 조금 힘들었다.


애들은 자기들끼리 시간을 보내고 있었네.


작가 소품 가방을 뒤져 자기들이 먼저 다 써 먹고...


아예 신발 벗어버리고 바다물에 들어갔네.


작품사진을 찍었네.

모델은 너희가 낫지만, 그래도 우리 사진은 전문 작가가 찍었으니 더 멋질거야

뽀샵도 좀 할테구...


아주 잘 놀았다는 표정


저녁식사는 숙소에 들어가지 전 흑돼지 전문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했다.


올레 소주를 맥주에 말아 시원하게 한 잔씩하고 대리운전으로 숙소에 돌아왔다.

힘들었지만, 애들 덕에 우리 부부 제주까지 와서 특별한 결혼 30주년 사진을 남기게 되었다.

요즈음 결혼 30주년에 리마인드 사진을 야외에서 찍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지만, 아직 보편적인 일은 아닐 것이다.

고맙다. 사랑하는 아들,며느리 그리고 딸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