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9. 23:14ㆍ국내여행 이야기/충청&강원권 여행
2016년 2월 27일
며칠 전 일간지의 여행 면에서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소개하는 글을 보았는데, 봄철 산불방지를 위하여 3월15일부터 5월15일까지 입산을 통제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전에 와이프와 언젠가 꼭 한번 가 보자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신문의 글을 보자 더 늦추지 말고 주말에 바로 가야겠다는 마음이 발동했다.
특별한 약속이 없었던 딸내미도 동행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인제에서 자작나무 숲을 본 다음 강릉으로 넘어가 1박을 하고, 요즘 한창이라는 임연수 구이라도 먹어볼까 생각했다.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 경춘고속도로는 많이 지체되었고, 집에서 9시 반에 출발하여 3시간 정도 걸려 원대리 자작나무숲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는 이미 승용차들과 단체 등산객을 싣고 온 버스들이 많았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명품 자작나무숲' 안내 표지판
0.9km의 자작나무숲 코스, 1.5km의 치유 코스,1.1km의 탐험 코스 그리고 1.4km의 힐링 코스 등 4개의 코스가 있었다.
우리는 가장 부담없는 1코스를 택했다.
모든 코스는 3.2km의 임도(林道)를 걸어 올라간 다음 시작된다. 군데군데 눈이 녹지않아 미끄러운 구간이 많았다.
대부분이 등산복 차림이었고 등산 스틱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가벼운 산책코스 정도로 생각했던 우리는 아무 준비도 없이 올라갔다. 혹시나 해서 등산화를 챙겨온 것이 다행이구나 생각했다.
드디어 임도(林道) 주위에 자작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골짜기를 흘러 내려오는 물은 아직 꽝꽝 얼어 있었다.
3.2km 중 이제 1.2km 올라왔다.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는 우리에게 3.2km의 계속되는 오르막길은 여간 부담되는 길이 아니었다.
두껍게 입은 옷 속으로 땀이 났다.
결국 쉬엄쉬엄 가기로 했다.
미끄러워 더 힘든 길
윤아는 사진찍기에 바쁘고...
드디어 1시간 반 이상 걸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자작나무가 빽빽하게 심겨진 '자작나무 숲'이다.
등산객이 이동하고 들어갈 수 있는 통행로와 구역이 구분되어 있었고 관리원들이 상주하고 있었다.
25만㎡에 70여만그루의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숲이다.
이 자작나무 숲은 솔잎혹파리 피해를 입은 소나무 숲을 벌채한 뒤 1989년부터 8년간 조림한 결과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한 곳에서 이렇게 많은 자작나무를 본게 처음이네.
햇살을 받은 자작나무가 은빛 비늘을 반짝이는 물고기처럼 퍼덕거렸다.
수피(樹皮)에 기름이 많아 주로 장작으로 쓰였던 자작나무는 탈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흰빛을 띠는 나무껍질은 옆으로 얇게 벗겨진다. 원통형의 열매이삭은 밑으로 떨어진다.' 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윤아 요구에 자작나무를 잡고 포즈를 취했다. 나는 어색...
이건 내가 찍어 준 것, 윤아는 이번에 별도로 옛날에 자기가 쓰던 필름넣는 아날로그 카메라를 가지고 왔다.
많은 사람들이 순백의 정취를 느끼고 있었다. 한해 20만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사진 찍기 좋은 전망대도 있었다.
아직 날씨가 차가운데 많은 사람들로 숲이 활기에 넘쳐 있었다.
우리도 전망대에 올라 자작나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하늘로 곧게 뻗은 자작나무들
자작나무의 속삭임을 들으려 온 많은 사람들,
아마도 사람들이 별로 없는 평일에 온다면 자작나무들의 소곤거리는 속삭임을 들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만세 !
눈이 남아 있을 때 와서 아주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신록의 계절에 오면 또 다른 느낌이겠지...
아날로그 흑백 카메라에선 어떤 작품이 탄생할까?
흰눈 때문에 흑백사진이 더 멋질거란 생각을 해 보았다.
동심으로 돌아간 여인
올라올 때 흘렸던 땀이 식어 한기를 느꼈지만, 우리는 시간가는 줄 몰랐다.
웨딩사진을 찍으러 온 커플도 있었다.
순백의 눈과, 자작나무와 드레스의 조화...
내려오는 길은 미끄러워 더 조심스러웠다.
결국 경치 보라는 마님의 소리에 허리를 펴다 제대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허리가 찌직 할 정도의 충격이었다.
다녀와서 점심을 먹기로 한 우리는 결국 4시가 넘어서야 주차장 앞에 있는 비닐 하우스로 된 식당으로 들어왔다.
파전과 막걸리, 그리고 청국장을 주문했다.
식사후 한계령을 넘어 강릉으로 왔다.
인터넷 예약 싸이트를 통해 예약한 '게스트하우스' 가 너무 엉망이라 도저히 잘 수 없을 것 같아 집주인에게 사정하여 일부만 돌려받고 숙소를 옮기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남기고...
사진은 윤아가 급하게 찾아 옮긴 펜션, 하루 종일 난방을 하지 않았는지 처음에는 썰렁했다.
경포대 바닷가에 있는 식당에서 조개구이로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자작나무 숲 동영상
사전조사가 부족해 자작나무 숲을 동네 뒷동산에 있는 숲 정도로 생각해 고생을 좀 했다.
산길에 눈이 많이 남아 있어 안전을 위해 스틱이 꼭 필요했고, 간식이나 물등 먹을 것을 챙겨 올라갔어야 할 코스였다.
또한 왕복 3시간 반 정도 걸릴 줄 미리 알았더라면 당연히 점심을 먹고 올라갔을 것이고,
강릉 숙소도 인터넷에서 대충 보고 예약을 했는데, 이렇게 해 놓고도 손님을 받나싶을 정도로 시설 및 청결 상태가 엉망이었다.
주인과 싸우자니 여행 기분을 잡칠 것 같아 대강 환불해 받고 옮기는 것으로 끝냈지만,
앞으로의 여행은 나름대로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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