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두화

2021. 5. 15. 11:55일상 이야기/고향 이야기

    2021년 5월 15일


    아침에 고향집에 오면서 농원에 들러 5만 원 주고 불두화 다섯 그루를 샀다.
마당에 두 그루, 밭에 세 그루를 심었다.
언젠가 희고 탐스럽고 사발꽃이 집을 화사하게 장식하기를 기대하며...

얼마 전에 고향집에서 사진첩을 뒤적이다 오래된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옛날 고향집 사발꽃나무(불두화) 아래에서 동생과 손을 잡고 찍은 흑백사진인데 아마 내가 여섯 살,그리고 동생이 네 살이었던 같다.
나는 지금도 이 사진 찍던 순간을 생생히 기억한다.
우리가 아현동 아저씨라고 부르던 서울 사시는 당숙께서 내려 오셔서 찍어주셨는데 동생은 낮잠을 자다 끌려나와 어떨떨한 상태였고, 사진을 찍고 나신 당숙께서 동생을 보고 "너 고추 나왔다." 고 하시며 크게 웃으셨다.
자라면서 동생은 이 사진이 창피한지 구겼다가 다시 사진첩에 꽂아서 이렇게 사진이 좀 훼손되었다.
뒤로 보이는 초가집은 바깥채인데 돼지우리와 화장실이 있었다.커서도 안채에서 대문을 나와 마당을 가로 질러 저 화장실 갈 때면 어찌나 무서웠던지..
그리고 큰 사발꽃나무는 하도 타고 놀아서 가지가 맨들맨들 했고 그 바로 아래 흐르는 도랑에서 피라미,중투리(?) 잡느라 체도 많이 해 먹은 기억 등

최근까지 수국과 불두화를 구분하지 못해 그 시절 우리가 사발꽃나무라고 불렀던 나무를 수국으로 잘못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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