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과 김장

2013. 11. 18. 07:35일상 이야기/고향 이야기

      2013년 11월 16일


   지난 주말, 김장을 하기 위하여 고향에 내려왔다.

토요일은 김장 준비를 마치고 시간이 있어 아버지와 등산을 했다.

매일 다니신다는 왕복 1시간반 정도의 코스,
그러고보니 아버지와 단둘이 산에 간게 처음이었다.
산에는 수령이 내 나이와 비슷하다는 니끼다송이 잘 뻗어 있었다.
"저 나무 안아봐라. 여기서 가장 굵은나무다." 안아보니 한아름이 넘는 나무였다."아무개(75세)는 숨이 차다고 여기까지 왔다가간다."
"아무개(83세)는 여기까지 왔다가는데 요즈음은 힘들다고 안 다닌다."...
"저기가 2년전 자살한 사람 발견한 데다. 그 사람 무릎만 펴도 살 수 있었을텐데.."
그 해 여름에 이 곳을 혼자 등산하다 나무에 목매달아 자살한 외지 사람을 발견하셨는데 무릎만 펴면 목이 조이지않을 낮은 나무에 목을 매고 있었단다.
"애비 산에 가끔은 다니는가보구나.잘 걷는거보니 " 앞에서 거친 숨소리 들키지 않으려고 종종걸음치는 내게 뒤에서 하시는 말씀이다.
몇 지점에서 제법 가파른 경사를 만났다. 안개에 흠뻑 젖은 낙엽 때문에 스틱을 쥐었지만 내려올 때는 몇번인가 발이 찍찍하며 자꾸 미끄러지는 것이었다. 뒤에서 이를 보시더니 아버지가 코치하신다.
"내려 올때는 가급적 보폭을 작게 가져가야한다."
그런데 오늘..
내가 아버지를 모시고 간게 아니라, 줄곧 나를 앞세우신 아버지가 보호자이셨다.
집에 도착하니 나는 땀에 속옷이 흠뻑 젖었는데 아버지는 좀 후끈한 정도시라네. 아! 나의 저질체력 ~~


 

 

 

 


       2013년 11월 17일


    이튿날 일요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온 식구가 김장을 했다.
열심히 김칫속을 넣고있는 종윤,윤아 ^^
올해는 김치가 더 맛있을 것 같다.
먼 훗날에는 이렇게 온 집안 식구들이 모여 김장을 했던 일이 추억거리가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