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1. 18:52ㆍ국내여행 이야기/호남&제주권 여행
2016년 2월 20일
지난 토요일, 전북 전주에서 지인 딸 결혼식에 참석하고,
오후 2시에 출발하여 3시가 조금 넘어 고창 선운사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은 고창 '동림 저수지' 에서 해질녘에 펼쳐진다는 가창오리의 군무(群舞)를 보고자 위함인데,
그 전에 시간이 좀 남는 듯해 우선 고창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선운사(禪雲寺)를 방문했다.
선운사는 선운산 도립공원내에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올라갔다.
곧 봄이 되고 이 가로수들에 아름다운 꽃이 달릴 때면 이 길도 관광객으로 넘쳐나겠지.
메표소에서 입장권을 사고 일주문을 지났다.
일주문은 사찰을 방문할 때 맨 처음 만나는 문(門)이다.
정확한 수령은 모르겠으나 이 절의 역사같이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도 많았다.
산골짜기에서 발원한 청정한 물은 사찰을 지나 밑으로 흐른다.
바람은 아직 차가웠지만 해동하여 생기있게 흐르는 시냇물은 이미 봄이 우리 곁에 와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두번째 문인 천왕문(天王門) 앞에서 기념 포즈를 취했다.
옆에 이 절에 대한 안내 표지판이 있었다.
선운사는 백제 27대 위덕왕 24년(577년)에 검단선사(黔丹禪師)가 창건한 뒤, 고려 고민왕 때 중수(重修)하였고 조선시대 크게 중창(重創)하였으나 선조 30년(1597년) 정유재란 때 모든 건물이 소실되었고, 이후 광해군 때 여러 건물을 중건(重建)하여 다시 사찰의 골격을 갖추게 되었고, 이후 1720년까지 중건과 중수가 계속 되었다고 한다.
천왕문을 지키고 계신 사대천왕 중 한 분
표정이 사납지 않고 순박하고 너그러운 웃음을 띤 할아버지의 모습이었다.
범종각, 유형문화재 31호인 범종은 사진촬영금지로 되어있어 멀리서 찍었다.
두 손을 마주 잡은 보살상과 연꽃 등이 종 표면에 선명히 양각되어 있다.
고려시대의 종으로 보이지만 1818년(조선 순조 18년)에 개수(改修)되었다고 종 안쪽에 새겨져 있다고 한다.
명부전(冥府殿)
영산전(靈山殿)
경내 모습, 본격적인 관광철이 아니라 내방객이 많지 않았다.
영산전 벽 옆면의 불화(佛畵)
선운사 뒷편에는 천연기념물 184호인 동백나무숲이 있다.
약 2,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언제부터 심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산불로부터 사찰을 보호하기 위한 사찰보호림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선운사하면 이 동백나무숲을 연상시킬만한 규모였다.
붉은 꽃망울이 몇개 보였다.
봄철 만개하면 선운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훌륭한 관광자원일 것 같았다.
이 사찰의 중심인 대웅보전(大雄寶殿)이다.
대웅보전 앞에 있는 육층석탑, 고려시대에는 9층이었다고 전해진다.
관음전(觀音殿)
관음전 안에 있는 '천수관음보살상'
경내 정중앙에 위치한 만세루(萬歲樓)
사찰 투어가 끝나고 나오면서 길가에 늘어선 이곳 특산물 파는 곳에서 와이프는 겨우살이등 이것저것을 좀 샀다.
관광안내소 맞은편에 있는 천연기념물 '송악', 줄기의 둘레가 80cm,높이가 15m인 거목이다.
나무에 착 달라붙어 있어 작은 나무들이 바위 틈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줄 알았다.
일몰시각이 6시20분이므로 한 시간전 쯤에 동림 저수지에 도착할 생각으로 선운사를 출발했다.
저수지까지는 20km 정도로 약 30분 걸렸다.
저수지 수문 위에 걸려있는 플랭카드는 이곳이 철새 도래지임을 알려준다.
벌써 여러대의 차량과 탐조객들이 도착해 있었다.
여기저기 전문가용인 듯한 카메라들을 튼튼한 삼각대에 받쳐 놓은 모습들이 보였다.
목에 작은 미러리스 카메라를 걸고 있는 내 모습이 좀 옹색하게 느껴졌다.
주인공인 가창오리 몇마리가 저수지 위에 떠 있는것이 보였다.
가창오리는 주로 시베리아에 서식하다 겨울철에 한국으로 날아와 겨울을 보낸 후 다시 시베리아로 날아가는 겨울철새다.
거대한 무리를 지어 행동하며 낮에는 얕은 강가에서 쉬고 저녁 일몰이 지는 시간부터 먹이 활동을 하는 야행성 조류인데,
일몰 후 전체의 무리가 일제히 하늘로 날아 오르며 이동하는 군무(群舞)가 워낙 장관이라 그 광경을 보고 사진을 찍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보통 10월부터 전남 해남 영암호를 거쳐 이곳 동림저수지,금강 하구,삽교호 등지로 올라가며 수만에서 30만 마리가 한꺼번에 머문다고 한다.
특이하게 날아오르며 펼치는 가창오리의 환상적인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알려져 있고, 이는 전 세계 가창오리 개체수의 대부분인 95% 정도가 바로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며 밤시간에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데 집단 군무가 기하학적인 모양을 만들어,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가창오리의 집단 월동지는 물론, 군무까지 볼 수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하다.
그러나 오늘은 수십,수백 마리씩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은 보이는데 기대했던 멋진 군무는 연출되지 않네.
대신 동림저수지의 일몰은 멋지다.
매서운 저수지 바람에 한시간을 부들부들 떨었것만,
해는 완전히 서쪽으로 떨어졌는데,가창오리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모인 수십명의 사람들에게서 여지저기 실망의 단어가 들린다.
한사람은 어제도 헛탕을 쳤다고 했다.
아마도 요즘 날씨가 풀려 가창오리떼가 북쪽으로 올라간 모양이라고도 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데 우리는 아직 덕이 부족한 모양이다.
멋진 일몰을 본 것으로 만족하자고 자위하며 저수지를 떠났다.
가창오리의 멋진 군무(인터넷에서 캡쳐한 사진임)
우리가 정한 숙소인 '선운사 관광호텔' 앞에는 이곳 특산물인 풍천장어 식당이 즐비했다.
그 중 한곳을 택해 들어갔다.
역시 이곳 특산물인 복분자주도 한병 주문하고...
목표했던 가창오리의 멋진 군무는 보지 못했지만,
찬바람에 부들부들 떨며 멋진 장면을 기대하며 기다렸던 한시간은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았다.
식사후 식당 사장님은 고맙게도 한잔한 우리를 위하여 호텔까지 차를 대리운전해 주는 서비스를 베풀었다.
손님이 별로 없는 비수기에 관광객이 누릴수 있는 혜택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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