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스케치

2024. 2. 28. 09:11일상 이야기/어반스케치

    2024년 2월 25일 ~ 3월 3일

   인도 출장 길,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이번 출장에는 미니스케치북,조금 큰 스케치북,드로잉펜,수채물감 등 스케치 도구를 지참했다.
작년 6월 어반스케치 입문하고 처음이다.
아직 모르는 다른 사람들 옆에서 스케치하는 것이 많이 어색하고 쑥스럽지만 출장길 지루함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출장길 짬짬이 어반' 에 도전하기로 했다.
먼저 인천공항에서 탑승대기하며 우리 일행이 타고갈 항공기를 그렸다.
델리까지 9시간, 델리 공항에서 4시간 대기하고 푸네까지 2시간 가야하는 긴 여정이다.

2월 25일

에어 인디아, 12시 5분에 이륙
인도 델리 인디라간디 국제공항까지 9시간 걸렸다.

기내 좌석 그리기

첫 기내식과 옆에서 자고 있는 우리 직원

옆 자리가 비어 있어 부담없이 수채물감을 꺼내 채색까지 할 수 있었다.

2월 26일

푸네 샤야지호텔에서 조식
스케치 하는데 귀여운 여직원이 관심을 갖길래 보여주며 음식 이름을 적어 달라고 펜을 주었더니 기꺼이 써 주었다. 그리고 커피를 가져다주며 그림에 추가하란다.

인도 푸네 사야지 호텔 앞 풍경
바로 정면에 내가 과거에 근무했던 현대자동차의 영업소가 있는데
오랜만에 오니 주위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도의 모습을 느낀다.
2월 27일 아침 식사 전에 펜스케치하고 일 끝내고 저녁때 채색했다.
A4 크기에 그리니 시간이 좀 걸렸다.
그러고보니 이렇게 큰 스케치북에 그린 것이 처음

2월 27일

사야지호텔  조식
오물렛에 이것저것 다 넣어달랬더니 화끈한 맛이 되었다.

2월 28일

아침식사 전에 어제 그렸던 호텔 앞 풍경을 작은 스케치북에 다시 그렸다. 시간이 없어 채색은 다음으로 미뤘다.
아래쪽 잎이 삐죽삐죽한 나무 이름이 궁금해 호텔 로비 프론트에 물어보니 아는 사람이 없네. 결국 우리 에이젼트 신데씨와 프론트 직원들이 찾아낸 이름이 관상수...??
어쨌든 이래서 친절한 직원들과 한 번 웃었다.

푸네에서 인도르로 이동하는 날이다.
인도르까지는 직항이 없어 하이데라바드에서 갈아타야 한다. 하이데라바드는 현대자동차 연구소가 있는 IT도시다.

하이데라바드에서 인도르로 비행기가 2 시간 출발 지연되어 기내에서 기다려야했다.
인도에서 국내선 지연은 다반사다.
항공사에서 사과의 의미로 과자와 음료수를 제공하였다.
그런데 지연 사유가 황당하게도 기장 미도착이란다.
기장이 다른 노선에서 도착 후 이 비행기로 갈아타야 하는데 그 비행기가 도착 지연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기내에서 또 내부를 그렸다.

업무 끝나고 호텔에서 전날 펜스케치한 것에 채색을 했다.

2월 29일

고객사인 인도 인도르시의 VECV사를 방문하여 최근 우리가 수행한 프로젝트에 대하여 뜻밖의 극찬과 환대를 받았다. 이곳 총괄부사장이 우리를 영빈관 점심식사에 초대했다. 물론 짜파티,난,커리 등 인도음식이다.

인도르에서 델리가는 비행기가 1시간 반 출발 지연되었다. 공항 대합실에서 스케치 도구를 꺼내 들었다.
시간이 되어 탑승구를 나가 비행기를 보는 순간 모두 헉!
100명도 못타는 소형 프로펠러 비행기였다.
이런 비행기는 전에 홋가이도 여행 중 시레토코에서 삿포로까지 타보고 처음이다.
아니 더 작은 그랜드캐년 관광 경비행기를 타보기는 했다.
불안감 속에서 비행기는 무사히 이륙했다.

기내에서도 스케치
이제 비행기 실내는 안보고도 그릴 수 있겠다.
밤11시 뉴델리 옆 구르가온시 lemon tree 호텔에 무사히 도착했다.

3월 1일

호텔에서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젖히니 멀리 현대자동차 로고가 붙은 건물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급히 펜으로 스케치를 했다.
인도 자동차 시장 승용 부문에서 2위를 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집에 돌아와 채색한 것

고객사 방문을 마치고 호텔 앞에 서있는 릭샤를 그렸다. 실물을 보고 그리기 시작했는데 손님을 태우고 가버리는 바람에 찍어 놓은 사진을 보고 마무리했다.
채색은 집에 집에 돌아와서 했다.

가지고 온 수채물감을 잃어 버렸다.
아마도 어제 비행기에 두고 내린 모양이다.

3월 2일

출장 일정을 모두 마치고 토요일 자정 귀국 비행기를 타기 전 하루 델리 시내 몇 군데를 관광하기로 했다. 인도에 처음 온 직원을 생각해서다.
처음 방문한 곳이 굽트미나르란 70m 높이의 전승기념탑인데 꼭 10 년전 2월 와이프와 와 보았던 곳이다.
다음 방문한 로디가든은 굉장히 넓고 쾌적한 공원이었다.

집에 돌아와 채색한 것

인디아게이트와 의사당
바람도 많고 사람들도 많았지만 잠시 서서 긁적였다. 퍼질러 앉아 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악사르담과 바하이 사원
인도 최대의 힌두 사원인 악사르담과 거대한 연꽃 모양의 바하이 사원은 시간이 부족해 입장하지 못하고 멀리서 외부 모습만 보았다.

귀국하는 기내에서 한 마지막 어반스케치.
수채화 물감이 없으니 채색은 집에 돌아와서 했다.
기내에서 스케치 하는데 옆에 앉은 인도 아가씨가 관심을 보였다. 한국외대에서 석사과정 중이라는데 한국말을 아주 잘 하는 학생이었다. 이번 출장길에 그린 스케치북을 보여 주니 아주 좋아했다.
그림이 이렇게 소통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출장중에 짬짬이 그리다보니 스토리가 있는 작은 그림책이 되었다.

일도 열심히 해야지 ^^
이때 푸네 기온이 35도

우리 회사 에이젼트인 Shinde 씨가 자기 집에 저녁식사 초대를 했다.
나는 여기 올 때마다 초대 받아 너댓번은 온 것 같다.
함께 인도 여행한 적이 있는 Shinde씨 부인이 와이프 안부를 물었다.
저 아들은 고등학교 학생일 때 처음 봤는데 벌써 서른 살이 되었단다.
올해 결혼 예정(아니 목표)인데 이들은 아직도 대부분이 부모가 연줄로 배우자를 찾아주는 중매결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