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족여행③]사려니숲길/평대해변

2021. 4. 25. 22:43국내여행 이야기/호남&제주권 여행

    2021년 4월 25일

 

    어제 늦게 잠자리에 들어 피곤할 텐데 약속한 대로 와이프도 새벽 5시 반에 일어났다.

대충 옷을 걸치고 살금살금 숙소를 나와 어제저녁 다녀왔던 포구 쪽으로 나갔다.

 

성산일출봉 왼쪽으로 일출이 시작되었다.

수평선 위로는 구름이 두텁게 깔려있어 제대로된 일출은 볼 수 없었지만, 이른 아침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와이프와 단둘이 해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숙소로 돌아와 씻고 기다리자니 역시 새나라의 어린이인 새봄이가 제일 먼저 방문을 열고 나왔다.

아침 식사 전까지 제법 긴 오늘 아침 시간도 새봄이와 친구 되는 시간이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도 시간을 더 보내다가 느지막이 숙소를 나서기 전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가족사진을 찍었다.

우선 국수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사려니숲을 갈 예정이란다. 그 이후 일정은 미정. 오늘도 아이들이 정하는 대로 따라다니기만 하면 오케이다.

 

사려니숲에 도착했다. 2년 전에 왔었는데 그때는 없었던 '무장애나눔길'이라는 1.3km의 도보데크가 설치되어 있었다. 장애인,노약자,임산부,어린이 등 교통약자층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산림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조성한 사업의 일환이란다.

 

사랑하는 이들과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 속을 걷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우리 꼬마 아가씨는 무엇인가 주워 담는데 열심이다.

 

역시 전에  볼 수 없었던 설치물 

 

딸내미 요구에 포즈

 

 

책꽂이도 있었는데 새봄이가 책을 골라와 읽어달라고 했다.

아직 글은 모르지만, 아들 부부가 책을 무척 좋아하는 습관을 들여놓은 것 같다.

 

나는 아들 차를 타고 딸내미가 운전하는 차에 나머지 식구가 타고 평대해변으로 이동했다.

앞에 가던 우리는 꽃밭을 보고 그냥 지나쳤는데 딸내미는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단다. 갯무꽃이란다.

 

바람이 시원한 평대해변에 도착했다. 쪽빛 바다가 아름다웠다.

 

 

시원한 파도 소리

 

 

사람들이 적어 보이는 카페에 들어갔으나, 이미 사람들로 찼다.

 

차를 마시고 좀 머물다가 오후 4시경에 숙소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각자 방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이 새봄이는 우리 차지. 뒤꼍에 있는 텃밭에서 새봄이와 상추를 뜯었다. 상추,무우,파 등을 재배하고 있어 투숙객들이 식재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 녀석 아주 신이 났다. 훗날 이렇게 할아버지,할머니와 보낸 시간을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잠재의식 중에는 남아있겠지. 그리고 혹시 내 블로그를 본다면 자기가 우리에게 준 행복이 얼마나 컸는지 알게 될지도...

 

 

 

상추가 너덜너덜 해지도록 빨래 빨듯이 상추를 씻었다.

 

저녁식사를 위하여 가까운 식당을 찾아갔다. 회,옥돔구이,묵은지고등어조림 등을 시켰는데 먹을 만했다.

이번 여행의 경비 일체를 아이들이 부담하는데 저녁 한 번은 내라고 와이프가 옆구리 찔러서 내가 지불했다.

 

숙소로 돌아와 술 한 잔 하면서 아들이 갑자기 "아빠, 내일 아침 저랑 성산일출봉으로 일출 보러 가실래요?" 하고 제안했다. 내가 여기 오기 전에 한라산 정상에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철회하게 되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그리고 덧붙였다. "한라산 정상은 저랑 다음에 꼭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