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16. 08:20ㆍ국내여행 이야기/수도권 여행
2016년 5월 14일
아카시아 향기 가득한 5월 중순
38년 동안 우정을 이어온 '굴레방회' 모임에서 부부동반으로 '안산자락길'을 다녀왔다.
모임장소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출구 '서대문 독립공원'에 도착했다.
이곳이 안산자락길의 주출발 지점인 듯,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모이기로 한 10시보다 20분전쯤에 도착하게 된 우리 부부는 기다리며 공원을 둘러 보았다.
독립문 앞 공터에서는 젊은이들이 조깅을 한후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싱그러운 계절에 싱그러운 젊은이들이 운동을 하는 것을 보니 좋아 보였다.
독립문 앞에서 포즈를...
그러고 보니 독립문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것이 처음이네.
1896년 독립협회가 한국의 영구 독립을 선언하기 위하여 청나라 사신을 영접하던 영은문(迎恩門) 자리에 전국민의 성금을 모아 세운 것으로 1897년 11월20일 완공하였다.
주변 열강 청,러,일본의 침탈로 혼돈속에 빠졌던 구한말, 민족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상징이었으리라.
고가도로의 건설로 원래 자리에서 70m 북쪽의 현 위치로 1979년 이전하였다.
앞 두 개의 돌기둥은 영은문을 받치고 있던 주춧돌.
서재필 박사를 뵈었다.
한국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을 창간하고,
윤치호,이상재 등의 협력을 얻어 '독립협회'를 창립하였으며, 국민의 성금을 모아 '독립문을 세운 분.
평생을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분이다.
독립협의의 건물인 '독립관'이다.
원래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옛 모화관(慕華館) 건물을 1897년 5월에 독립협회에서 독립관으로 개축하였다. 현재의 건물은 1997년에 다시 지었다고 한다.
독립관 앞에서는 시(詩)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 제목 '부부의 날' 이라는 시가 눈에 들어왔다.
달이가
해를 품어주니
마침내 둘이 하나 된다.
등 돌린
잠자리가 편타 하여도
마주보고 누워야 마눌님 아니던가.
부대끼며
엮어온 틈새로
미운 정, 고운 정 녹아들어 가시버시 된다.
옆에는 순국선열들께 보내는 초등학생들의 엽서가 코팅되어 달려 있었다.
안산자락길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출발하여 되돌아오는 7km 구간의 원점 회귀 코스다.
푸른 숲과 숲 사이로 빌딩이 어우러진 서울이 한눈에 보이는 서울 복판에 있는 트레킹 코스로,
완만한 보행로는 주로 데크로 만들어져 있어 노약자뿐만 아니라 유모차, 심지어 휠체어로도 다닐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일제 침탈의 상징인 서대문 형무소 앞을 지났다.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형무소 담장과 문이다.
나중에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면서 찍은 형무소 내부 사진
1908년 '경성감옥' 으로 만들어지고, 1921년 '서대문감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진입로 초입에서 만난 좀 특이한 나무, 수종이 '위성류' 란다.
자락길 처음부터 코를 자극하는 아카시아꽃 향기가 우리를 맞는다.
아마도 요즘이 우리나라 산에 아카시아 나무가 얼마나 많은지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시기인 것 같다.
인왕산이 보이는 곳에서
행사에 참가한 여덟명이 인증샷을 찍었다.
이번 코스의 예상 소요시간은 2시간40분이란다. 이번 코스를 추천하고 미리 답사까지 하는 등 수고를 아끼지 않은 이택 친구 부부 덕분에 무리없는 행사가 될 수 있었다.
보행로는 나무 데크로 아주 깔끔하게 되어 있었다.
처음으로 만난 쉼터, 북카페다. 책이 보관된 책장이 있었다.
사람들이 별로 없는 평일에 저 쉼터 정자에 걸터앉아 하염없이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오늘은 쉼터마다 이미 빨리 온 사람들이 점령하고 있네.
전망대가 또 있어
둘씩둘씩 커플사진을 찍었다.
여기는 '독일가문비 나무' 군락지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숲길도 있었다.
담양 메타세콰이어같이 굵고 크지는 앉았지만, 방문객들에게 사진배경을 제공하기에 훌륭한 가치가 있었다.
자락길 중간 정도 지점에 있는 쉼터 '숲속무대'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던 곳이다.
우리는 조금 더 지나 사람들이 별로없는 팔각정에서 간식을 나눠 먹고 좀 쉬었다.
모시떡,삶은 계란,방울 토마토 등 푸짐한 간식들이 배낭에서 나왔다.
이번에도 특히 옥균친구 부인께서 가장 많이 챙겨 오셨다.
재충전을 마치고 다시 자락길 코스로 올라갔다.
군데군데 쉼터용 정자가 있어 산림욕을 즐기는 등 시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었다.
이정표, 안산정상 봉수대까지 460m 란다.
정상의 높이는 296m,
우리는 정상까지는 가지 않고 계획대로 자락길만 걸었다.
산길에서 팔고 있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으로 잠시 이벤트,
한개에 1,500원 짜리 아이스크림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이 평소보다 훨씬 컸다.
숲 사이로 보이는 서울 전경, 성산 대교 쪽이다.
여자분들끼리...
이제 이런 만남을 자주 추진해야 하는데, 총무인 내 책임이 크다.
우리 남자끼리도
먹다남은 아이스크림에 또 웃었다.
다시 인왕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전망대에 왔다.
오른쪽으로 북악산,청와대가 왼쪽으로는 북한산이 보였다.
잠시 시내를 조망하며 대화를 나누는 우리 회원들
드디어 트레킹을 마쳤다.
끝나는 곳에는 흙먼지를 털 수 있는 설비와 휠체어 충전기도 있었다.
예상보다 긴 3시간만에 코스를 완주한 우리는 인근 식당으로 들어가 출출해진 허기를 채웠다.
맛있는 도가이탕, 내장탕와 더불어 우리의 우정만큼 빈 먹걸리병도 한병한병 늘어갔고...
참석하지 못한 회원들에게 "사랑의 ♥" 를 날렸으나 이 사진을 본 그들은 필시 약올리는 것으로 받아들이겠지...
식사후 소화시킬 장소가 필요한 우리는 길 건너 '탈렌트노래연습장'으로 옮겨 충분한 시간에 걸쳐,
각자의 탈렌트를 유감없이 발휘한 다음...
해가 뉘엿뉘엿 서산에 걸칠 즈음에 독립문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날씨도 좋았고 코스도 무난해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았던 우리 부부에게도 힘들지 않은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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