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행사&기념일

[제주 부부여행④]결혼 35주년(외돌개/우리들CC/포트그릴스테이크하우스)

여기산 2021. 12. 20. 07:57

   2021년 12월 14일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티아일랜드, 2009년 이 펜션 건축 초기에 가족이 처음 왔었고, 작년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숙박이다.

바로 서귀포 바다에 연해 있는데 깨끗하고 조용해서 와이프도 좋아했다.

오늘 아침 운 좋게도 수평선 위 두툼한 구름을 뚫고 솟아오르는 찬란한 일출을 볼 수 있었다.

 

  오늘은 우선 가까운 '외돌개'에 들러 마지막 미션사진을 찍고, 우리들CC에서 골프를 한 다음 오후 6시에 예약한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다.

오늘이 우리의 결혼 35주년 되는 날이다.

 

아침에 거실 창문으로 찬란한 일출을 보았다.

정문 앞 도로 건너편에 주차된 차가 우리가 렌트한 차

어젯밤 펜션 안쪽에는 빈 주차장이 없어 밖에다 세웠다.

 

펜션을 나서며 정문에서 포즈

왼쪽에는 신축동이 있다.

 

숙소에서 9시쯤 출발하여 5km 떨어진 '외돌개'에 도착했다.

 

딸내미 지시로 미션사진을 찍기 위하여 가지고 온 신혼여행 때 사진, 1986년 12월 16일 사진이다.

 

대충 엉거주춤 폼 잡고 세 번째 미션사진 완성

 

우리 키는 그대로인데 소나무 큰 것을 보니 세월무상이라고 해야 하나? 인생무상이라고 해야 하나?

가슴속으로 짜릿한 무엇인가 흐르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가도 저 나무는 이 자리를 지키겠지...

거대해진 나무가 우리를 가소롭다는 듯이 내려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뒤의 외돌개는 풍화작용 때문인지 윗부분이 훼손되어 있었다.

 

10년쯤 후에도 여기 와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려나...

 

외돌개에서 북쪽으로 13km 떨어진 '우리들CC'로 갔다. 

역시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라운딩을 시작했다.

 

오늘은 너무 좋은 날씨

다행히 오늘 조인한 커플은 정상 부부

골프장에서 커플끼리 조인해 골프를 하면 사실 정상 부부 비율이 훨씬 적다.

제주도는 특히 더 그렇다. 이번에도 세 번 라운딩 중 오늘만 정상 부부끼리 조인이 된 셈

진짜와 가짜, 정상과 비정상이 헷갈리는 세상,이상한 세상이 되었다.

 

남쪽으로는 남해 바다와 섬들이

 

북쪽으로는 한라산 정상이 빤히 보이는 좋은 날씨다.

 

와이프는 한라산 쳐다보랴, 공 치랴 정신이 없는 듯

한라산!한라산! 하며 무척 좋아했다.

 

운동을 마치고 차를 타고 골프장을 막 나서려는데 휴대폰 진동이 있길래 요즘 자주 오는 코로나 긴급 안내 문자인가보다 했는데 바로 아들 전화가 왔다. "아빠,어디세요? 지금 괜찮아요? 제주도에 지진 났다는데..." 연이어 어머니, 동생 전화를 받았고 우리가 제주도에 온 것을 아는 지인도 전화를 했다.

스마트폰으로 서귀포 서남쪽 바다에서 진도 5.3(나중에 4.9로 정정됨)의 지진 발생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어 아들이 또 전화해서 서귀포 쪽으로 가지 말란다. 알았다고 대답했지만 예약한 레스토랑과 숙소가 서귀포 바닷가인지라 운전해 내려가는 동안 마음이 좀 찜찜했다.

 

오후 6시에 예약한 포트그릴스테이크하우스에 도착해 안내를 받았다.

주택형의 작은 레스토랑인데 작은 룸이 두 개, 홀에는 테이블이 4개 있었다.

 

추천해 주는 요리를 주문했다.

 

올해도 이렇게 결혼기념일을 자축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와이프가 이곳 분위기와 음식을 마음에 들어했다.

 

와인을 한 잔 했기 때문에 대리운전으로 숙소에 도착했다.

 

마스크도 안 벗고 레스토랑에서 내가 준 편지를 다시 읽어보는 와이프

작년에도 편지를 써 드렸는데 뭐라고 썼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와이프가 내 편지 받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다는 것은 안다.

 

다행히 날씨가 도와주어 최고로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와이프가 좋아하니 덩달아 나도 좋았다.

또한 지진 사건도 더이상 큰 피해없이 지나가 다행이다.

인생,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매사 감사하고 겸손하게 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