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족여행⑤]에코랜드
2020년 10월 11일
3박 4일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 아침 역시 우리를 깨운 건 새봄이의 이른 방문이었다.
사용했던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어제보다 느긋하게 오전 10시에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멀지 않은 에코랜드와 비자림를 가보기로 했다.
모든 방문지 선택은 어린 손녀딸을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했는데 4년 전에 에코랜드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부담 없이 돌아본 곳이라 새봄이가 힘들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숙소를 떠나기 전 가족사진을 찍었다. 리모컨을 움켜쥔 손녀딸이 자기는 이렇게 하고 찍는단다.
청개구리같은 딸이 못마땅한 아비는 찌푸린 얼굴이지만, 어쩌랴?
리모컨을 자꾸 던지는 청개구리
손주가 잡고 있던 리모컨을 마구 누르는 바람에 찍힌 동영상이다.
에코랜드까지는 15분 정도 걸렸다. 그전에 왔을 때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는데 오전이라 그런지 아니면 코로나 때문인지 좀 썰렁하게 느껴졌다.
이 테마파크는 1800년대 증기기관차를 모델화하여 영국에서 수제품으로 제작한 기차로 30만 평의 곶자왈 원시림을 달리며 세 군데 정류장에 내려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기차는 8~10분 간격으로 계속 운행된다.
메인역에서 기차에 탑승했다. 빈자리가 많았다.
첫 번째 에코브리지역에서 내려서 걸었다. 여기서는 다음 레이크사이드역까지 걸으며 구경을 할 수 있다. 호수에 설치된 데크를 따라 걸었다.
큰 탐험선이 있는 곳에서 우리 공주님은 벌써 무엇이 먹고 싶단다.
풍차와 돈키호테가 있는 곳에서 당나귀도 탔다.
갈대숲 앞에서 딸내미가 포즈를 취하란다.
해파리에 갇혀 버린 새봄이
이번 여행에서 마스크 착용을 제일 잘 한 사람은 새봄이다.
오늘은 그런대로 날씨가 괜찮았다.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로 따라 걷기도 해 보았다.
각각 바위 하나 씩에 걸터앉아
아들 결혼 이듬해 우리 부부 리마인드 웨딩 사진 촬영을 겸해 다 같이 제주도 여행 와서 돌문화 공원에서 찍었던 사진과 비슷한 컨셉이다. 아이들과 다니면 이렇게 재미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좋다.
멋진 풍경이다.
기차를 타고 피크닉가든역에서 하차했다.
좁은 객실 안에서 가족 전체가 나오도록 힘들게 찍은 셀카
이번 여행에서 한 번도 징징 대지 않고 잘 따라다녀 신통했다.
피크닉가든에서 한 때
라벤더,그린티&로즈가든역에 왔다. 철이 지났는지 라벤더 꽃은 볼 수 없었다.
우리 부부는 오래 전 여름휴가 때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에서 보았던 드넓은 라벤더 꽃밭을 떠올렸다.
여러 색상의 꽃들이 피어 있는 꽃밭과 뒤쪽으로 메밀밭이 보였다.
관광객이 제법 많았다.
만발한 코스모스꽃
삼각대를 세워놓고 가족사진을 찍었다.
우리집 여자들, 아마 십몇 년 후에는 새봄이가 제일 키가 클 것.
새봄이가 말에게 먹이 주는 체험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 녀석, 사진 찍어야 하는데 자꾸 말 쪽으로 잡아끈다. 말 먹이주는 것 또 하고 싶단다.
나오기 전에 며느리가 마지막으로 찍어준 사진
원래 에코랜드 다음으로 비자림을 가기로 했었는데 에코랜드에서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오후 3시가 되었다. 렌터카 반납 시간이 5시라 공항 근처로 이동하여 점저(점심+저녁)를 먹기로 했다. 반드시 많은 곳을 방문해야 하는 여행이 아니다.
공항 근처 '태백산'이란 식당으로 이동하는 40여 분 동안 운전하는 아들 외에는 모두 단낮잠에 빠졌다.
식사를 하고 저녁 6시 반 비행기로 무사히 돌아왔다.
코로나 때문에 조심스러운 여행이었지만,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무엇보다 손녀딸 새봄이가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 기뻤다.
김포공항에서 헤어질 때 같이 "행복했어." 라고 이야기하니 더욱 좋았다.
와이프는 벌써 다음 가족여행을 꿈꾸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