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기타

아들 선물

여기산 2013. 10. 14. 13:10

    2013년 10월 13일


   어제 아들에게서 시계선물을 받았다.


한 달전부터 시간내라는 걸

"됐다. 시계는 무슨 시계, 시계 찰 일도 없고 싸구려 시계지만 두 개나 있다. 나중에 장가 들려면, 너 돈이나 모아라."

라고 거절했는데 지어미를 통해서 계속 압박을 가했다.

아빠는 아들 성의를 무시한다나...

결국 이번주는 꼭 가야한다는 협박(?)에 못이겨 어제 아침 따라나섰다.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

콘스탄틴,피아제 판매점에서 시계 가격에 놀라고,

비교적 저렴하다는 몽블랑,태그호이어,오리스 그리고 까뜨리에,IWC,브라이틀링...

뭔 시계가 이렇게 많은지?

어쨌든 손목에 하나 찼다.

내돈이라면 아까워서 도저히 살 수 없는 금액.


이제 신입사원인 아들 수입으로 보면 대단히 무리한 금액이지만, 아직 솔로니까 감당할 수는 있겠지.


애들한테 무엇을 받는다는 것이 아직 어색하고 마음 편하지 않은데 나보다 더 좋아하는 아들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그런데 어제부터 마음 한 구석을 짓누르는 생각,

나는 취직하고 신입사원 때 부모님께 무엇을 선물했던가?

뼛골 빠지시며 얼마 안되는 농사로 비싼 대학 공부시켜 주신 부모님께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던가?

돌이켜보아도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복 사 드리는거라해서 그렇게 한 기억 밖에는...


이래서 어른이 애들한테 배울 일도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