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추억여행①]관성해수욕장
2009년 8월2일
"이번 여름휴가에 온가족이 같이 보낼수 있는 기간은 일,월요일 이틀 뿐이네." | ||||||||
"가까운 계곡이라도 가서 발에 물이라도 묻힐까?. " | ||||||||
금요일 저녁 모처럼 네식구가 탁구 한게임 하고 생맥주 집에서 휴가에 대하여 | ||||||||
이야기를 나누던 중, 뜬금없이 집사람 입에서 "울산" 이란 말이 튀어 나왔다. | ||||||||
"응, 울산? " "뭐,그러던가" 내가 대답했다. 애들은 그냥 시큰둥하다. 다 큰 놈들이 어디가 됐든 부모와 | ||||||||
여행하는 그 자체에 그다지 날뛰듯 좋아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
나 역시 속으로 "웬 울산? 가는데만도 차 밀리지 않아도 5시간인데…" 했지만 | ||||||||
감히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다. | ||||||||
울산을 떠나 이곳으로 이사온지 올 8월이 정확히 14년, 큰아이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때 | ||||||||
옮겼으니 말이다. 집사람은 가끔 울산이 그립다고 가 보고 싶다고 했다. 내가 숱하게 울산 출장가는 | ||||||||
길에 같이 갈까 하기도 했는데 그게 그렇게 또 잘 안되더라. | ||||||||
그런 마당에 감히 "피곤하게 그 멀리까지? 다른데 가자." 라는 말이 나올 수 있으랴. | ||||||||
"으,으, 울산, 그래 좋지. 울산 한번 가보자. 너희들도 좋지?" 애들 입에서 반대의 의견이 나오길 | ||||||||
기대하며 애들 입을 쳐다 보았다. 그러나, 큰아이 입에서 나온 소리는 내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 ||||||||
"예,아빠. 나도 내가 살던 동네, 그리고 학교 한번 가보고 싶어요." | ||||||||
작은 딸내미는 별 반응이없다. 6살에 떠나왔으니 별 기억이 없는 듯 하다. | ||||||||
이렇게 해서 우리 가족 이번 여름휴가는 울산행으로 결정되었다. | ||||||||
내일 가는것도 아닌데 집에 오자마자 집사람은 바쁘다. | ||||||||
텐트는 윗집에 주어 버려서 없고 대형 아이스박스는 바자회에 내놓았다나. | ||||||||
그늘막,파라솔과테이블,코펠,가스버너,소형아이스박스 등등 | ||||||||
대부분 큰 아이 중학교 때까지 써먹고 창고에 처박아 두었던 물건들이다. | ||||||||
"바닷가에서는 한끼나 두끼정도 때울 건데 뭐 이런거 다 챙기나. 그냥 몸만 가서 사 먹던지 하고, | ||||||||
대강 놀고 오자." 라고 했지만, 집사람은 막무가네다. | ||||||||
이튿날 역시 시장보고 옷가지 챙기고, 집사람 혼자 바쁘고 신났다. | ||||||||
내일은 새벽 5시에 출발하기로 하고 먼저 잠자리에 들었다. | ||||||||
"도대체 잠을 잔 거야? 몇시부터 일어나 시끄럽게 하는거야?" | ||||||||
4시40분에 일어나니 집사람은 벌써 다 씻고 준비하고 있었다. 3시반에 일어났다나? | ||||||||
잠이 덜 깬 애들을 깨워 차에 태우고 출발한 시각은 5시가 조금 넘어서 였다. | ||||||||
금강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평사휴게소까지는 큰아이한테 핸들을 맡기고 나는 눈을 좀 붙였다.
<내려가는 길에 금강휴게소에서 쉬며 한참을 놀았다. 그렇게 급하지 않은 여행이니 느긋하게 다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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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가 조금지나 울산시내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 ||||||||
내 머리속에 있는 일정표대로라면 '관성해수욕장'으로 직행해야 했으나, 가는 길에 시내로 들어갔다. | ||||||||
어느 동네 어귀에서 집사람에게 여기가 어디인줄 아냐고 물으니 전혀 모른다고 했다. | ||||||||
조금 주택가로 더 들어가니, "여보,병영,병영이다!" 하고 소리쳤다. | ||||||||
우리가 신혼살이를 시작하여 약 3년 살았던 동네에 들어온 것이다. | ||||||||
이 때부터 집사람은 흥분하기 시작하였다. | ||||||||
시장 어귀에서 집까지 가는 길을 더듬기 시작하는 하는 것이었다. | ||||||||
"저기 미용실이 있었는데..." 저기는 장난감 가게였고, 저기를 종윤이 업고 지날때면 하도 보채, | ||||||||
나중에는 보자기를 뒤집어 씌우고 뛰었는데,," "저 슈퍼는 그대로 있네,이름은 바뀌었지만" | ||||||||
드디어 살던집, 이층 양옥집에 우리는 2층 전세를 살았었다. | ||||||||
집사람은 "서동집이었는데,바뀌었네요." 보니 정말 주인이 바뀌었는지 문패가 바뀌었다. | ||||||||
집사람은 많은 추억을 이야기했다.애들한테도 많은 얘기를 해 주었다. 큰 아이는 여기서 찍은 애기때 | ||||||||
사진이 많아 마치 기억이 나는 듯한 표정으로 듣는다. | ||||||||
기념사진을 몇 장 찍고 해수욕장으로 서둘렀다.
<우리가 약 3년간 살았던 신혼집>
<동네 골목, 집앞에서부터 제법 가파른 비탈길이다.와이프 여기 살던 때를 생각하며 감회에 젖은 듯...> | ||||||||
동해안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은 거리가 얼마되지 않았지만 비교적 차량이 많았다. | ||||||||
산업도시인 이곳 울산은 매년 이맘때면 기업체들이 일제히 휴가를 실시하기 때문에 그럴것이다. | ||||||||
동해안으로 넘어가는 길도 예전 길이 아니었다. 왕복 4차선의 잘 닦인 길이 새로 생긴 것이다. | ||||||||
여기 있을때 자주 가던 현대자동차하계휴양소가 있었던 '관성해수욕장'으로 들어섰다. | ||||||||
현대자동차휴양소는 이미 주차장이 만차가 되어 바로 옆에 있는 현대미포조선휴양소로 | ||||||||
들어갔다. | ||||||||
짐을 풀고 일단 점심부터 준비했다. | ||||||||
밖에 나왔으니 식사당번은 당연히 나와 아들, 쌀과 상추를 씻고, 밥을 짓고,고기를 굽고,, | ||||||||
몇 년 만에 해보는 일이지만, 우리는 익숙했다. | ||||||||
배에 포만감을 느끼며 우리는 가져온 튜브를 들고 바닷물에 뛰어 들었다. | ||||||||
다 큰놈들이 마치 초등학생처럼 좋아했다. 아주 오랫만에 나와 집사람도 그랬다. | ||||||||
놀다 집사람이 준비한 과일을 까먹고 또 놀고 라면 삶아 먹고, 예전에 하던 방식 그대로였다. | ||||||||
결국 우리는 어둑어둑해져서야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역시 바다는 푸른 동해바다가 최고...>
<바쁘다,바뻐 ! , 아들과 나는 쌀과 야채를 씻어 오고 ...>
<역시 꿀맛! 와이프가 준비를 많이 한 덕에 푸짐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물 속에서 한참을 놀았다.>
<그러고보니 이렇게 바닷가에서 가족이 사진 찍은 것이 참 오래 되었다.>
<실컷 놀다가 애들은 낮잠을 잤다. 옛날에 애들 어렸을 때 하던 순서 그대로다.>
<그리고 종윤은 출출한지 라면을 삶았다.>
<그리고 해변에서 한참을 놀았다.>
<애들이 음료수병을 세워 놓고 열심히 카메라로 찍더니 이렇게 멋진 작품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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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시내로 들어왔다. 이제 오늘 남은 일은 저녁을 먹고 숙소를 정하는 일이다. | ||||||||
물론 지인들이 여러명 살고 있지만, 그들에게 연락해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아예 떠나기 전에도 | ||||||||
연락을 하지 않았다. 휴가철에 폐 끼치는 것도 그렇고, 사실은 우리 가족만의 여행에 다른 사람이 | ||||||||
끼어든다는 일 자체가 내키지 않았다. | ||||||||
울산시내로 들어왔다. | ||||||||
울산의 강남이라 할수 있는 이 곳은 우리가 살던 때하고 너무나 변했다. | ||||||||
상전벽해라는 말이 딱 어울릴 듯, 집사람 연실 놀라는 눈치다. | ||||||||
내가 한 마디했다."수원하고 비교하지 말라고,, 여기는 광역시이고 우리나라에서 국민소득이 가장 | ||||||||
높은 도시라고,," | ||||||||
이제 오늘 남은 일은 저녁을 먹고 숙소를 정하는 일이다. | ||||||||
삼산동에 있는 농수산물시장 옆에 있는 회센터로 갔다. | ||||||||
바닷가에 왔으니 회를 꼭 먹어야 한다나.. 다들 나보다도 회를 더 좋아한다. | ||||||||
회 한 접시에 술은 이곳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무학소주의 '좋은데이'로 시켰다. | ||||||||
나는 출장와서 이 술을 자주 마시게 되는데, 16.9도로 아주 순해 술이 약한 나같은 사람은 마시기가 | ||||||||
좋다. 애들은 싱겁다고 별로 마시지 않는데, 집사람은 무지 많이 먹네. 혼자 두병은 먹은 것 같다. | ||||||||
푹 자려고 그런다나. 그런 소리 않해도 내가 주량을 아는데 뭐 ..
<'좋은데이' 로 건배>
<표정들이 왜 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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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근처 모텔을 잡았다. 여러군데를 들어가보고 더블침대 하나에 싱글침대까지 있는 넓은 방을 6만원 주고 구했다. 아들은 방바닥에서 잤다. 그래도 코는 제일 먼저 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