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시내투어
2016년 6월 25~6월 27
이란의 수도 테헤란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물론 요즘 테러,난민 문제로 불안한 곳은 아니더라도 중동지역 여행이 처음이라 좀 걱정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슬람 국가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UAE의 두바이를 경유하는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했는데, 두바이까지 9시간반 걸리고, 공항에서 3시간 기다리다가 다시 2시간반 비행기를 타는 긴 여정이었다.
테헤란에 토요일 오전 10시반쯤 도착했는데 여기는 금요일이 안식일이라 휴무이고, 토,일요일은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날이었다.
우선 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발코니 쪽으로 내다보니 테헤란 시내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슬람사원인 모스코가 보였고 높은 탑도 보였다.
그러나 핵문제로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아 발전에 멈춰 있는 도시이다.
명색이 일국의 수도인데 다른 나라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고층 빌딩들도 눈에 띄지 않았다.
거리의 자동차들도 소형차들이 대부분이다.
호텔을 나왔다.
멀리 보이는 산이 해발 2,600 m 의 알부르즈(Alburz)산맥인데 위쪽에는 눈이 남아 있는게 보였다.
얼마 전에 산 위쪽으로 눈이 많이 내렸단다.
그리고 이 테헤란시는 알부르즈산맥 기슭의 평균 해발 1,600m 의 이란 고원에 위치하고 있다.
방문회사로 가기 전에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식당엘 들어갔다.
지금이 마침 라마단기간(올해는 6월6일~7월5일)이라 식당은 텅 비어 있었다.
이슬람교도들은 이 기간에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해야 한다. 라마단 기간은 이슬람력에 의하기 때문에 우리가 쓰는 태양력에서는 매년 다르다.
우리 일행은 이곳 전통음식인 케밥을 주문하여 맛있게 먹었다.
현재 이란에서는 호텔,음식점을 포함한 모든 곳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불가하다.
기본적으로는 이곳 화폐(IRR,리얄)만 통용되나, 달러나 유로화도 환산해서 받기는 한다.
벽에 걸려 있는 이슬람 여인의 그림, 이곳 여성들은 모두 그림과 같이 히잡을 머리에 두른다.
여기 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여자들이 히잡을 하지 않고 있었으나 공항에 내리니 어느새 전부 히잡을 두르고 있었다. 외국인도 예외가 아니다.
식당 로비에 있는 마차와 마부 모형
하루 업무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때 같이 출장 온 일행과 호텔 주위을 걸으며 구경을 했다.
첨탑이 두개인 모스크가 보였다.
이슬람 시아파 모스크는 첨탑의 갯수가 짝수로 세워진다고 한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만드는 가게도 있었다.
이 빵 가게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우리도 하나 사서 먹어보니 설탕도 들어가지 않은 밀빵이었는데, 아주 담백했다.
확실한 일몰이 이루어진 9시가 되어서야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다음날도 회의는 계속되었고...
출장 온 우리를 위한 푸짐한 점심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물론 현지인들은 음식도 물도 먹지 않았다.
이틀째 업무가 끝나고 돌아오면서 차안에서 찍은 테헤란의 랜드마크인 밀라드(MILAD)타워,
밀라드는 '탄생'이란 뜻인데, 435m의 통신,전망용 타워로 2007년 완공되었다고 한다.
가는 곳마다 웬 깃발은 이리도 많은지?
거리 곳곳에 깃발이 나부낀다.
저녁은 호텔에 딸린 야외 식당에서 하기로 했다.
주위에 횃불도 밝힌 이색적인 분위기였다.
이란에는 아직도 고대 페르시아 종교인 '조로아스터교' 신자가 있다는데 이곳 식당 주인이 혹시 조로아스터교 신자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조로아스터교는 불을 숭배하는 종교라 배화교(拜火敎)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텔 투숙객들뿐 아니라 주변에 사는 여유있는 사람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듯 했다.
다만 술이 전혀 없는 만찬이 우리에게는 좀 어색하게 느껴졌다.
나는 양고기 케밥을 주문했다.
아주 먹을만 했다.
한국에서 출장 온 일행 3명이 처음으로 같이 포즈를 취했다.
오픈되어 보이는 곳에서 요리사가 이곳 전통음식인 '란'을 굽고 있었다.
이튿날은 마침 국가공휴일이라 우리는 간단히 시내 투어를 하기로 했다.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사후 네번째 칼리프(최고 종교 지도자)였던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 가 암살당하였고, 그 추종세력들이 '시아파'를 창시하게 되었는데, 대부분이 시아파 이슬람교도인 이란에서는 알리가 죽은 이날을 국가공휴일로 기린다고 한다.
대부분의 공공시설들이 오늘은 문을 닫는다고 한다.
가이드가 타비아트(TABIAT)다리로 우리를 안내했다.
26세 이란 여성 건축가가 설계했는데 이란에서 생산되는 자재로만 건축되었다고 한다.
다리 위에서 알부르즈 산맥쪽을 바라보았다.
국가공휴일을 알리는 대형 검은 깃발, 높이가 150m 란다.
검은 깃발을 보니 테러 집단 IS가 떠올라 섬짓했다.
이 이란 왼쪽에 IS 본거지가 있는 이라크가 있고, 오른쪽에는 요즘 테러가 빈발하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 있다.
다리는 2층으로 되어 있었다.
공원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현지 젊은이들
다음으로 알부르즈산에 오르기 위하여 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는 곳까지 왔으나 공휴일이라 케이블카 운행을 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산에 오르는 것은 포기하고 잠시 머물렀다.
시내를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었다.
테헤란시는 이렇게 여기부터 계속 완만한 경사지에 건설되어 있다.
산은 거의 황폐한 민둥산이다.
강수량이 극히 적으니 산에 나무나 풀등 식물이 제대로 살 수 없을 것,
어느 곳에는 일부 조림(造林)을 한 곳도 있기는 했다.
이슬람 사원도 지나고,
인공호수가 있는 공원 쉼터에서 가이드가 커피를 만들어 준단다.
믹스커피가 아닌 원두커피를 만드는 도구와 버너까지 차에 싣고 다니며 서비스를 했다.
굉장히 자기 일에 자부심이 강한 가이드였다.
그리고 여기와서 보니 이란인들은 참 친절하고 따뜻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순간적으로 찍은 "Seoul St(서울로)" 이정표
서울에 '테헤란로'가 있듯이 테헤란에도 '서울로'가 있다.
1977년 서울과 테헤란이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붙여진 도로명이니 40여년이나 되었다.
그동안 서울의 '테헤란로'는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로 변모하였으나 여기에 있는 '서울로'는 큰 변화가 없다고 한다.
이란의 시내버스는 주로 2칸짜리 굴절버스인데, 앞칸에는 여성이 타고 뒷칸에는 남성이 타게 되어 있다.
먼저 일이 끝난 나는 두바이로 떠나기 위하여 혼자 공항으로 나왔다.
3일간의 짧은 이란 체류였다.
업무가 주목적인 출장여행이었기에
페르시아 문명의 발상지이고 장엄한 고대 문화를 간직한 동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의 중심국가인 이란을 자세히 둘러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이슬람 문화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인구 8천5백만, 면적 165만㎢로 한반도의 7.5배, 무한한 지하자원 보유국 이란이슬람공화국,
지금은 그동안의 서방의 경제 제재로 발전이 멈추어 과거에 머물고 있는 모습이지만,
이제 제재가 끝났으니 미래에는 테헤란 이 도시도 막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상전벽해의 변화를 이룰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