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야기/중화권 여행

[중국 황산⑤]89세 아버지와의 특별한 여행

여기산 2016. 4. 24. 22:32

     2016년 4월 23일, 당월패방군/포가화원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밤새 비가 내렸는데, 신기하게도 우리가 출발할 시간이 되니 거짓말같이 비가 멎었다.

오늘은 먼저 쇼핑센터를 들리고 두군데 관광지를 거친 다음, 점심식사를 하고 공항으로 가게 되어 있었다.

9시반에 호텔에서 출발하였는데 오늘 하루는 여유있는 일정이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7시쯤 아버지를 모시고 1층 식당으로 내려와 아침식사를 했다. 

아버지께서는 여행기간 동안 뭐든지 가리지 않으시고 잘 드셔서 감사했다.

 

호텔 로비의 모습

 

당월패방군(棠越牌坊群)과 포가화원(鮑家花園)을 찾아가는 버스 안에서 가이드는 쉬지 않고 두 곳에 대한 해설을 했다.

 

포가화원 정문 앞에서 포즈

오늘도 아버지께서 배낭을 먼저 메셨다.

 

먼저 당월패방군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명,청대에 이르는 400여년의 기간동안 포(鮑)씨 가문이 배출한 충신,효자,효녀를 기념하기 위하여 세워진 7개의 패루(牌樓)가 건축된 곳이다.  

 

명대에 3개,청대에 4개가 지어진 이 패방은 충,효,절,의,절,효,충을 상징하며 옛날에 젊은이들이 출세를 위하여 마을을 떠날 때 이 패방 밑을 지나갔으며, 성공하여 금의환향 할 때도 이 패방 밑을 지나서 들어왔다고 한다.

 

한때 중국 최고의 실력자였던 장쩌민(江澤民)이 쓴 글씨란다.

 

남자사당

 

세효당(世孝堂)

 

청이당(여자사당)이다.

 

마지막 방문장소인 포가화원(鮑家花園)으로 왔다. 청나라 소금장수 포치원의 개인 화원을 정원으로 꾸며놓은 곳이다.

중국의 4대 화원중 한곳으로 일컫는다고 한다.

아름다운 정원과 정자가 있으며 희귀한 분재가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것은 180년된 분재다.

 

아버지는 200년된 분재 앞에서 포즈를 잡으셨다.

분재의 제목은 '남국풍정(南国風情)'

정원에 들어왔을 때는 비가 오락가락했다.

 

대형 분재

 

모택동의 글씨란다.

 

이곳에서 아버지와 중국 여행의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었다.

 

정자 위에 올라 내려다 본 화원의 모습

 

올라와서 보니 굉장히 넓었다.

 

관광을 모두 마치고 공항 가까이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번 여행의 우리 일행 마지막 현지 식사였다.

 

드디어 모든 여행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떠나기 전 아들,딸이 준 봉투에 씌여진 글

아들은 나중에 자기와 같이 여행하자네 ...

30년쯤 후에 과연 나도 가능할까?

 

여행 마지막 날이 내 생일날이었는데 가족들이 잊지않고 카톡으로 축하 문자를 보내왔다.

 

연로하신 아버지와의 처음여행이라 떠나기 전부터 사실 무척 걱정되었으나,

지나고 나니 모시고 다녀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산의 절경을 재대로 볼 수 있었던 것도 큰 행운이었고 ...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아버지를 모시고 멋진 경치를 보여드리러 어디라도 가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때까지 아버지께서 건강을 지켜주시리라 믿으며 ...

 

귀국 다음날인 일요일 낮 수원 아들집에서 아들 집들이와 내 생일을 겸해서 부모님과 형제들이 자리를 같이 했다.

식사를 하고 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TV에 연결하여 보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게 사람사는 것이고 소박한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