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가족여행①]경주 양동민속마을
2016년 2월 13일
처음 포항여행을 계획했던 동기는 관광보다는 유명하다는 영덕대게 한번 먹으러 가보자는 것이었다.
나는 전에 일이 있어 몇번 왔었고, 강구항까지 가서 대게 맛을 보았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던 와이프는 내심 가보고 싶어하는 눈치였고, 설명절이 지난 첫주말 설스트레스도 풀어줄 겸해서 미리 KTX와 호텔과 렌트카를 예약했었다.
처음에는 둘이서만 갈 계획이었으나 다른 약속이 취소된 딸내미를 꼬드겨 같이 가게 되었다.
물론 비용은 조금 더 들지만, 딸내미가 동행하면 가이드 역활을 하므로 마음이 편해지고 여행이 훨씬 알차진다.
날씨가 좋지않을 것이란 예보가 있어서 대략적으로 주요 방문예정지만 정하고 현지 사정에 맞춰 움직이기로 했다.
아침 7시6분에 출발하는 포항행 KTX 열차를 타기 위하여 광명역으로 나왔다.
주말이었지만 열차시간에 맞추기 위해 5시15분에 일어나서 부지런을 떨어야했다.
광명역사에서 빵으로 간단히 아침을 때우고 열차에 올랐다.
그러고보니 우리 세식구 열차여행은 처음이네.
드디어 2시간 20분만에 포항역에 도착했다. KTX 때문에 우리나라가 참 작아진 느낌이다.
요즘 날씨가 풀렸고 더구나 남쪽으로 내려오니 봄맞이 나들이 온 기분이었다.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주차장으로 신청한 렌트카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KTX 열차와 연계해 렌트카 여행을 많이 하는지 KTX를 이용하면 할인 혜택이 있다.
렌트비용은 오전10시부터 익일 오후 5시반까지 104,000원.
설명해주는 계약내용을 꼼꼼히 듣고 렌트카에 올랐다.
포항 KTX역에서 20km 떨어져 있는 첫 방문지인 '양동(良洞)마을'에 도착했다.
이번 포항여행에 포함되었으나 정확한 소재지는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이다.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양동마을은 설창산(雪蒼山)을 주봉으로 하여 '물(勿)자' 모양으로 뻗어내린 세 구릉과 계곡에 자리잡고 있다.
안동 하회마을과 용인 민속촌이 평지에 자리잡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입장권을 샀다.
주위를 보니 의외로 가족단위의 중국 여행객들이 많이 보였다.
입구에 있는 양동초등학교, 이번에 102회 졸업식이 있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유서깊은 학교네.
마을 어귀에서 다른 여행객에게 부탁해 가족사진을 한컷 찍었다.
딸내미가 평화로운 마을과 논에 고인 물에 비친 반영을 카메라 앵글에 함께 잡아보았네.
이 마을은 상류층 양반들이 대대로 살아온 곳으로, 조선 시대 가옥 150여 채가 잘 보존되어 있는데, 종가(宗家)나 큰 기와집은 대체로 높은 곳에 있고 초가집은 평지에 있다.
그리고 안동 하회마을과 같이 주민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집이 많이 있다.
조용한 시골 마을을 산책하는 기분이 들었다.
손종로정충비각(孫宗老旌忠碑閣), 조선 인조 병자호란때 전사한 문신 손종로와 그의 충복 억부를 기리기 위해 1783년 왕의 명으로 세운 비각이다.
정충각을 지나 왼쪽으로 돌아가니 보물 442호인 관가정(觀稼亭)이 나타났다.
관가정은 조선 중종(1506~1544) 때 청백리로 이조판서를 지낸 우재(愚齋) 손중돈(孫仲暾,1463~1529) 선생이 1514년 대사간 재직시 나라의 잘못된 인사정책을 바로잡고자 여러 번 올린 상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낙향하여 곡식이 잘 자라는 기쁨을 보는 것처럼 자손과 후손을 양성하기 위하여 지은집이라고 한다.
특이하게 대문이 사랑채와 연결되어 있었다.
건물의 평면구조는 'ㅁ'자형을 이루고 있었다.
오래된 목조건물인 탓에 마루는 사람이 올라가면 바로 내려앉을 것과 같이 약해 보였다.
물론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었다.
마당에 있는 소나무 밑에서 딸내미 요구에 포즈를 취하고
옆에 있는 보물 412호인 향단(香檀)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건물은 조선 시대 성리학자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1491~1553)이 경상 감사로 있을 때, 모친의 병간호를 하도록 중종이 지어 준 집이라고 한다.
대문이 굳게 닫혀 있어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향단은 규모가 커서 가까이서는 한컷에 다 찍을 수가 없어서 멀리서 찍었다.
사진 위쪽의 경사진 길다란 담이 있는 건물이다.
원래 99칸이었다고 전하나 일부는 불타 없어지고 현재 56칸이 보존되고 있다.
이동중에 본 가시나무, 정확한 나무이름은 모르겠다.
배경은 대나무숲이었던것 같다.
보물 411호인 무첨당(無添堂)에 오니 역사기행 나온 한무리의 아이들이 해설가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어머니들도 많이 같이 온 듯했다.
이 건물은 조선 시대 성리학자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1491~1553)의 종가 별채로 세운 건물이다.
무첨당 뜰안에서 매화꽃을 만났다.
무심히 앉아있는 견공
경산서당(景山書堂)
낮 온도가 18도까지 올라가 언덕을 걸으니 좀 덥게 느껴졌다.
우리 가족 올해는 일찌감치 봄을 느껴보는가 보다.
다시 서백당(書百堂)에서 그 학생 무리들과 동선이 겹쳐졌다.
서백당은 중요민속자료 제23호로서 이 마을 입향조인 양민공(襄敏公) 손소(孫昭)가 지은 월성손씨 종가집으로 우리나라의 종가집 가운데 가장 규모와 격식을 갖춘 대가옥이다.
우리도 해설사의 설명을 잠시 들었는데, 설창산의 혈맥이 응집된 이 명당터에서는 세명의 위대한 인물이 태어난다는 예언이 있었는데, 그 한사람이 손소공의 둘째아들로서 명신이자 청백리인 우재 손중돈 선생과 그의 생질되는 회재 이언적 선생이며 아직 한분은 미탄생이라고 한다.
마당에 있는 이 거대한 향나무는 이 건물과 역사를 같이 한다니 수령 500년이 넘는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6호로 지정되어 있다.
향나무 앞에서 셀카봉을 꺼냈다.
건물들을 전부 돌아보려면 시간이 무척 많이 걸릴 것 같아 안내지에 소개된 중요 문화재만 보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마을을 떠나기전 점심식사를 했다.
파전과 구수한 청국장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기와집과 초가집에 어우러져 있는 정겨운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양동민속마을에서 나와 차를 몰고 45km 정도 떨어져 있는 호미곶으로 이동했다.